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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은 아이와 집으로 향하는 기술이 만들어낸 기적, 영화 '라이언'

by 미잉이 2025. 8. 24.

영화 ‘라이언(Lion, 2017)’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드라마로, 다섯 살에 우연히 기차를 잘못 타고 가족과 생이별하게 된 한 인도 소년이 수십 년의 세월을 거쳐 구글 어스를 통해 자신의 고향과 친가족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립니다. 가르쓰 데이비스 감독이 연출하고 데브 파텔, 니콜 키드먼, 루니 마라 등이 출연한 이 작품은 2016년 토론토 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소개된 후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등 6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며 작품성과 감동성을 동시에 인정받았습니다. 단순히 길을 잃은 아이의 이야기가 아니라, 정체성을 찾는 여정, 가족이라는 보편적 가치, 그리고 인간의 기억과 사랑이 가진 힘을 진솔하게 그려낸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잃어버린 아이가 다시 찾은 집으로 향하는 오랜 여정, 영화 '라이언'의 줄거리

영화는 1980년대 인도의 한 시골 마을에서 시작됩니다. 주인공 사루는 다섯 살 난 장난기 많은 아이로, 형 구두와 함께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작은 일거리를 돕곤 합니다. 어느 날 형을 따라나선 사루는 역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가 깨어났을 때 형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우연히 정차해 있던 기차에 올라탔다가 그만 깊은 잠에 빠지고 맙니다. 그러나 기차는 멈추지 않고 수천 킬로미터를 달려가 버렸고, 사루는 전혀 알 수 없는 낯선 도시인 콜카타에 홀로 남게 됩니다. 언어도 다르고, 아무도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주지 않는 환경에서 사루는 극심한 두려움과 배고픔 속에 살아남아야 했습니다. 거리에서 방황하던 그는 다행히 보호소를 거쳐 호주로 입양되며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성인이 된 사루(데브 파텔)는 호주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안정된 삶을 누리고 있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늘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를 친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입양 부모에게는 사랑과 감사를 느끼면서도, 동시에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진짜 뿌리가 어디인지 알지 못하는 불안감과 정체성의 혼란에 괴로워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구글 어스라는 새로운 기술을 접하게 되고, 어린 시절 기억의 파편들을 떠올리며 지도를 따라 고향을 찾기 시작합니다. 어릴 적 보았던 기찻길, 물탱크, 거리의 모양 등을 하나하나 맞춰가며 끝없는 검색을 이어가던 그는 점차 고향에 가까워지게 됩니다.

영화의 후반부는 사루가 마침내 인도의 작은 마을을 찾아내고, 수십 년 만에 어머니와 재회하는 감격적인 장면으로 이어집니다. 헤어짐 이후 한 번도 아들을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 온 어머니와, 여전히 아들을 기억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관객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며, 영화는 진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길을 잃은 아이와 그를 기다린 사람들, 영화 속 주요 등장인물들

사루 브리얼리(어린 시절: 서니 파와르, 성인 시절: 데브 파텔)는 영화의 중심인물입니다. 어린 시절 기차를 타고 집에서 멀리 떨어져 길을 잃게 되면서 생이별을 경험하고, 결국 호주로 입양되지만 마음속에 늘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한 채 살아갑니다. 그는 성인이 되어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통해 정체성을 회복하고 마침내 진짜 가족과 재회하는 기적을 이루어냅니다.

수 로널드 브리얼리(니콜 키드먼)는 사루의 양어머니로,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키워낸 따뜻한 존재입니다. 그녀는 입양으로 아들을 얻었지만 친아들이 아닌 것에 대한 한계를 받아들이기보다는, 사랑으로 모든 차이를 극복하며 사루를 자신만의 아들로 품습니다. 그녀의 헌신과 깊은 모성애는 영화 속에서 중요한 울림을 줍니다.

루시(루니 마라)는 성인이 된 사루의 연인이자 그의 여정을 곁에서 지켜보는 인물입니다. 사루가 고향을 찾는 과정에서 겪는 고통과 집착을 이해하면서도 끝까지 함께하며 그를 지지하는 따뜻한 파트너로 등장합니다.

사루의 친어머니 카말리(프리야나 보세)는 아들을 잃은 후에도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다려온 인물입니다. 수십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아들이 언젠가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놓지 않았고, 결국 기적 같은 재회로 아들의 품에 안기게 됩니다. 그녀의 모습은 어머니라는 존재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기다림을 상징합니다.

기억, 사랑, 그리고 기술이 만들어낸 기적

첫 번째 추천 포인트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입니다. ‘라이언’은 단순한 픽션이 아닌 실제 인물 사루 브리얼리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그의 자서전 'A Long Way Home'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실화라는 사실만으로도 관객에게 깊은 몰입감을 주며, 그의 여정이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실제로 일어난 기적임을 알게 될 때 감동은 배가됩니다.

두 번째는 배우들의 연기입니다. 어린 사루 역을 맡은 서니 파와르의 순수하고 절절한 연기는 많은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성인 사루를 연기한 데브 파텔은 고뇌와 갈등, 그리고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니콜 키드먼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를 만큼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양어머니의 복잡한 감정과 모성애를 완벽하게 그려냈습니다.

세 번째는 영화가 전하는 보편적인 메시지입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길을 잃은 소년의 이야기가 아니라, 뿌리를 찾고 정체성을 회복하는 과정, 그리고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다루고 있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자신을 사랑해 준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고자 하는 본능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기에, 이 영화는 국경을 넘어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마지막으로는 기술과 인간의 만남입니다. 구글 어스라는 현대 기술은 사루가 고향을 찾는 결정적 도구로 작용하며, 영화는 기술이 단순히 차갑고 무미건조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사랑과 기억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영화는 감동적인 인간 드라마와 현대적 요소를 절묘하게 결합해 특별한 울림을 줍니다.

 

 

‘라이언(2017)’은 다섯 살 소년의 우연한 사고로 시작된 비극이 결국은 가족과 사랑의 기적으로 마무리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작품입니다. 영화는 우리가 흔히 잊고 지내는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사랑과 기다림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뿌리를 찾고 정체성을 되찾는 과정이 개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드러내며,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욕구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기술과 인간애가 만나 진정한 기적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사루의 여정은 단순히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넘어, 누구나 자신이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울림을 줍니다. 작은 기억에서 시작된 그의 믿음과 끈기가 결국 가족을 되찾고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했듯이, 우리 또한 삶 속에서 잊고 있던 소중한 가치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