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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노인의 삶의 의미 속 고독과 따뜻함을 보여주는 영화 '오베라는 남자'

by 미잉이 2025. 8. 22.

‘오베라는 남자(2016)’는 프레드릭 배크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스웨덴 영화로, 한때는 엄격하고 까칠한 성격으로 주변과 불화만 일삼던 노인 오베가 뜻밖의 이웃들과의 만남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까칠한 노인의 코미디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한 인간이 다시 세상과 연결되는 과정을 따뜻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냅니다. 북유럽 특유의 담백하고도 섬세한 연출, 그리고 스칸디나비아식 정서가 더해져 관객들은 눈물과 웃음을 오가며 감동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오베라는 인물은 우리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옆집 어르신’ 일 수 있지만, 그의 삶과 고독, 그리고 변화는 보편적이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까칠한 노인의 뜻밖의 변화, 영화 '오베라는 남자'의 줄거리

영화는 은퇴 후 매일 동네를 순찰하며 규칙을 지키지 않는 이웃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오베의 일상으로 시작합니다. 그는 공동주택의 규정을 어기는 사람들을 결코 용납하지 않고, 작은 일에도 불평을 쏟아내며 이웃들에게 공포와 귀찮음을 동시에 주는 인물로 보입니다. 그러나 사실 오베는 사랑하는 아내 소냐를 잃은 뒤 깊은 상실감에 사로잡혀 있으며, 삶에 대한 의욕을 잃어 여러 차례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그럼에도 번번이 주변 사람들의 방해나 우연한 사건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이는 오히려 그가 이웃들과 얽히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어느 날 새로 이사 온 이란 출신 여성 파르바네와 그녀의 가족이 오베의 삶에 불쑥 들어오면서 상황은 달라집니다. 파르바네는 오베의 무뚝뚝한 태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다가오며, 오베가 숨겨온 따뜻한 마음을 조금씩 끌어냅니다. 오베는 파르바네와 그녀의 아이들에게 정을 느끼게 되고, 동시에 과거의 기억 속으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젊은 시절 불우한 환경 속에서 성장했지만 강인하게 살아온 오베, 그리고 우연히 만난 소냐와의 사랑 이야기는 그의 현재를 설명해 주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영화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오베라는 인물이 단순한 고집쟁이가 아니라 사랑과 상실, 책임과 고독 속에서 버텨온 사람이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시간이 흐르며 오베는 점차 이웃들과 교류를 시작하고, 특히 파르바네 가족과 진정한 유대를 형성합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삶의 이유를 다시 찾으며, 결국 자신이 남긴 따뜻한 영향력으로 이웃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살아남습니다.

고독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영화 속 주요 등장인물

오베(롤프 라스가드)는 영화의 중심인물로, 까칠하고 융통성 없는 노인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사랑하는 이를 잃은 깊은 슬픔과 세상과 단절된 외로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는 끊임없이 규칙과 질서를 강조하며 살아가지만, 이는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질서를 지키려는 몸부림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배우 롤프 라스가드는 무뚝뚝한 표정 속에 숨겨진 감정을 탁월하게 표현하며, 오베의 내면적 변화를 관객에게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파르바네(바하르 파르스)는 활발하고 친근한 성격의 이란 출신 이민자로, 새로운 이웃이자 오베의 삶에 변화를 불러온 핵심 인물입니다. 그녀는 오베의 까칠한 태도에도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다가가며, 결국 그를 다시 세상과 연결되도록 만드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파르바네의 인간미와 따뜻함은 오베의 내면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촉매제입니다.

소냐는 오베의 아내로, 영화 속에서는 과거 회상 장면을 통해 등장합니다. 그녀는 온화하고 따뜻한 성격으로, 오베가 평생을 의지했던 유일한 사람이자 그의 인생의 중심이었습니다. 소냐와의 관계는 오베가 왜 그렇게 삶에 집착하지 못하고 고독 속에서 살아가는지를 이해하게 해 주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이외에도 오베의 이웃들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오베의 삶에 얽히며 그에게 변화를 주는 인물들로 그려집니다. 처음에는 귀찮고 규칙을 어기는 존재로만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오베는 그들과도 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세계를 넓혀 갑니다.

웃음과 눈물 속에 담긴 삶의 의미

‘오베라는 남자’의 가장 큰 매력은 단순히 까칠한 노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이 가진 외로움과 상실, 그리고 관계를 통한 회복을 진솔하게 그려낸다는 점입니다. 오베라는 캐릭터는 처음에는 불편하고 고집스러운 노인으로만 보이지만, 그의 삶을 조금씩 들여다볼수록 관객은 그를 이해하고 결국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또한 영화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적절한 유머와 따뜻한 장면을 배치하여 감정의 균형을 유지합니다. 관객은 오베의 고집스러운 행동에 웃다가도, 그의 과거와 상처를 보며 눈물을 흘리게 되며, 이는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강렬하게 만듭니다.

또한 이 영화는 가족과 이웃, 그리고 공동체의 힘을 강조합니다. 오베는 처음에는 자신만의 규칙에 갇혀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갔지만, 결국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습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점점 단절과 고립을 겪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며, 작은 연대와 관심이 한 사람의 삶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영화는 죽음을 끝이 아닌 새로운 연결의 시작으로 바라봅니다. 오베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의 흔적과 따뜻한 영향력은 이웃들의 삶에 남아, 사랑과 기억은 시간이 흘러도 지속된다는 점을 감동적으로 전합니다.

 

 

‘오베라는 남자(2016)’는 까칠한 노인의 일상 속에서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모든 의욕을 잃었던 오베는 결국 새로운 인연과 이웃들과의 교류를 통해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게 됩니다. 영화는 때로는 고집스럽고 불편한 태도 뒤에 숨은 상실과 고독을 이해하게 만들며, 동시에 관계와 사랑이 얼마나 큰 힘을 갖는지를 보여줍니다. 우리 역시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누군가에게는 삶을 이어가게 하는 이유가 될 수 있음을 일깨워주며, 결국 삶은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것임을 감동적으로 전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