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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세계를 잇는 예기치 못한 전쟁과 첩보와 인간 드라마, 영화 '크리미널'

by 미잉이 2025. 10. 4.

2016년 개봉한 영화 '크리미널(Criminal)'은 액션, 스릴러, 첩보 장르를 결합한 작품으로, 기억 이식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바탕으로 긴박한 첩보극을 펼쳐냅니다. 감독은 아리엘 브로멘이며, 케빈 코스트너, 라이언 레이놀즈, 게리 올드만, 갤 가돗, 토미 리 존스 등 할리우드의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탄탄한 라인업을 자랑합니다. 영화는 냉혹하고 인간성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한 죄수의 몸에 죽은 CIA 요원의 기억을 이식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첩보 작전과 첨단 과학 실험, 그리고 인간 내면의 변화를 함께 담아내며 단순한 액션 이상의 이야기를 전하려고 시도한 작품입니다. 특히 기존 첩보 영화들이 첨단 무기와 화려한 액션에만 집중하는 것과 달리, 이 영화는 ‘기억’과 ‘정체성’이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죽은 요원의 기억이 불러온 예기치 못한 전쟁, 영화 '크리미널'의 줄거리

영화는 CIA 요원 빌 포프(라이언 레이놀즈)가 정체를 숨긴 해커와 중요한 작전을 수행하던 도중 암살을 당하면서 시작됩니다. 그는 임무 수행 도중 핵무기를 통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진 해커를 보호하려 했으나 결국 목숨을 잃게 되고, 그와 함께 임무의 핵심 정보도 사라지게 됩니다. CIA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요원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가진 정보만큼은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기억 이식 프로젝트입니다. 첨단 신경과학 기술을 연구하던 프랭크스 박사(토미 리 존스)는 죽은 요원의 기억을 다른 사람의 뇌에 주입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그 실험이 가능한 대상은 뇌의 특정 구조가 손상되어 정상적인 감정과 윤리적 판단이 결여된 사람이어야 했습니다. CIA는 이 조건에 맞는 인물을 찾았고, 결국 선택된 사람은 제리코 스튜어트(케빈 코스트너)라는 강력 범죄자였습니다.

제리코는 감정이 결여된 채 폭력과 범죄로 얼룩진 삶을 살아왔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에게 빌 포프의 기억이 이식되면서, 그는 점차 죽은 요원의 기억과 감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CIA가 원하는 정보를 빼내기 위해 이용되는 존재였지만, 점점 그의 내면에는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합니다. 빌 포프가 생전에 사랑했던 아내 질 포프(갤 가돗)와 딸의 기억들이 제리코에게 각인되며, 그는 처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한편, 국제 테러 조직은 핵 프로그램을 차지하기 위해 움직이고, CIA는 제리코가 가진 정보에 목숨을 걸고 그를 추적하며 사건은 점점 격렬한 액션과 추격전으로 이어집니다. 제리코는 본능적으로 폭력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인물이었지만, 빌 포프의 기억 속 사랑과 책임감을 통해 조금씩 인간성을 되찾아 가며 자신만의 선택을 하게 됩니다. 결국 영화는 기억과 정체성, 그리고 한 인간이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묻는 결말로 향합니다.

두 개의 세계를 잇는 인물들, 영화 속 주요 등장인물

제리코 스튜어트(케빈 코스트너)는 영화의 주인공으로, 선천적으로 전두엽이 손상되어 공감 능력과 도덕적 판단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로 태어나 범죄와 폭력 속에서 살아왔던 인물입니다. 그러나 빌 포프의 기억을 이식받으면서 그의 내면은 변하기 시작하고, 처음에는 혼란스럽지만 점차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성장해 갑니다.

빌 포프(라이언 레이놀즈)는 짧지만 중요한 등장을 하는 CIA 요원으로, 임무 수행 중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의 기억이 이야기 전개 전체를 이끌어갑니다. 그는 가족을 사랑하는 헌신적인 인물로, 그의 기억은 제리코에게 인간성을 심어주는 촉매제가 됩니다.

질 포프(갤 가돗)는 빌의 아내로, 남편의 죽음 이후 깊은 상실감을 겪지만 제리코의 변화와 마주하며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녀는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제리코가 인간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중요한 감정적 연결 고리 역할을 합니다.

프랭크스 박사(토미 리 존스)는 기억 이식 프로젝트의 핵심 과학자로, 제리코에게 요원의 기억을 심는 실험을 주도합니다. 그는 과학자이자 양심적 인물로, 제리코가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부터 믿었던 몇 안 되는 사람입니다.

퀘이커 웰스(게리 올드만)는 CIA의 국장으로, 국가 안보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혹한 관리입니다. 그는 제리코를 단순히 임무 수행의 도구로만 바라보며, 인간성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전형적인 권력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첩보와 인간 드라마의 만남

첫째, 독특한 설정이 큰 매력입니다. 단순히 요원이 테러리스트와 맞서 싸우는 첩보 영화가 아니라, ‘죽은 요원의 기억을 범죄자의 뇌에 이식한다’는 과학적 상상력이 결합되면서 장르적 신선함을 제공합니다.

둘째, 연기와 캐릭터의 무게감입니다. 케빈 코스트너는 무자비한 범죄자에서 점차 인간으로 변모하는 제리코의 변화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갤 가돗과의 감정선은 의외의 울림을 줍니다. 또한 게리 올드만과 토미 리 존스 같은 명배우들의 존재는 작품의 긴장감을 단단히 붙잡아 줍니다.

셋째, 영화는 액션과 드라마의 균형을 잘 유지합니다. 자동차 추격전, 총격전 같은 액션 장면은 스펙터클 하면서도 거칠고 현실적인 느낌을 주며, 동시에 제리코가 빌의 기억을 통해 인간성을 찾아가는 서사는 감성적인 무게를 더합니다.

마지막으로, 영화는 ‘인간은 과연 변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태생적으로 폭력적인 제리코가 타인의 기억을 통해 사랑과 희생을 알게 되는 과정은 단순한 첩보극을 넘어 철학적 성찰로 확장됩니다. 이는 단순히 오락적인 재미를 넘어 관객에게 사유할 거리를 던져주며 영화를 한층 풍성하게 만듭니다.

 

 

'크리미널'은 단순한 첩보 액션 영화의 틀을 넘어서, 인간의 본성과 정체성에 대한 성찰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기억 이식이라는 과학적 상상력 속에서 한 냉혹한 범죄자가 타인의 삶을 체험하며 진정한 감정을 배우는 여정은, 인간이 누구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비록 상업적 성과나 평단의 호평은 다소 제한적이었지만, 이 영화가 가진 흥미로운 주제와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는 여전히 많은 관객에게 인상 깊게 남습니다. 특히 제리코가 사랑을 알게 되면서 스스로 선택을 내리는 결말은 단순한 복수극이나 액션 영화에서 느낄 수 없는 묵직한 울림을 줍니다.

결국 '크리미널'은 ‘폭력적인 본성조차 변화할 수 있는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며, 관객으로 하여금 기억과 정체성, 사랑과 희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첩보와 액션, 그리고 인간 드라마가 절묘하게 결합된 이 영화는 단순히 스릴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성의 가능성이라는 깊은 주제를 함께 전하며 의미 있는 경험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