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 아스트라'는 제임스 그레이 감독이 연출하고 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은 2019년작 SF 드라마 영화로, 제목은 라틴어로 “별을 향하여(To the stars)”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우주 탐험을 소재로 삼은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니라, 아버지와 아들, 인간 존재와 고독, 그리고 우주라는 미지의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철학적이고 내면적인 여정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영화는 NASA와 유사한 우주기구를 배경으로 미래 사회를 설정하고, 지구에 닥친 전자기 폭풍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한 우주인의 여정을 따라갑니다. 그러나 이 여정은 단순한 과학적 탐사가 아니라, 오랫동안 단절되었던 부자 관계를 회복하고 인간성의 본질을 탐구하는 내밀한 드라마로 이어집니다.
우주 끝에서 마주한 진실, 영화 '애드 아스트라'의 줄거리
영화의 주인공은 미항공우주사령부의 우주비행사 로이 맥브라이드(브래드 피트)입니다. 그는 고요하고 침착한 성격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심박수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냉정한 인물입니다. 그러나 그의 삶에는 아버지에 대한 상처와 공허함이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의 아버지 클리퍼드 맥브라이드(토미 리 존스)는 전설적인 우주 탐험가로, 수십 년 전 ‘리마 프로젝트’를 이끌며 태양계를 넘어 외계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해 떠났지만 그 이후 행방이 묘연해졌습니다.
어느 날 지구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거대한 전자기 폭풍에 휩싸이며 인류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됩니다. 우주기구는 그 원인이 태양계 끝 해왕성 근처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그곳에서 실종된 클리퍼드가 여전히 생존해 있을 수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리게 됩니다. 이에 로이는 아버지를 찾아 우주 끝까지 향하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로이는 달과 화성을 거쳐 긴 여정을 이어가며 점점 아버지의 흔적과 가까워집니다. 달에서는 상업화된 기지의 현실과 해적들의 위협을 마주하고, 화성에서는 고립된 환경 속에서 인간성이 어떻게 왜곡되는지를 경험합니다. 여정이 길어질수록 그는 아버지에 대한 존경과 동시에 버림받았다는 상처가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직면하게 됩니다.
마침내 해왕성 궤도에 도착한 로이는 아버지 클리퍼드를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한 집착에 사로잡혀 인간적인 유대나 지구의 현실에는 무관심한 인물로 변해 있었습니다. 로이는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려 하지만 끝내 받아들일 수 없었고, 함께 지구로 돌아가자고 권유했으나 아버지는 스스로의 집착을 끝내 놓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합니다. 로이는 홀로 귀환하며, 아버지의 무모한 집착과 실패를 인정하는 동시에 자신은 인간적인 관계와 지구에서의 삶을 지켜내겠다는 새로운 결심을 다지게 됩니다.
우주와 인간을 잇는 관계의 초상, 영화 속 주요 등장인물
로이 맥브라이드(브래드 피트)는 침착하고 이성적인 우주비행사로,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상처를 지니고 살아갑니다. 그는 임무를 통해 아버지의 진실과 마주하게 되며, 결국 우주 탐사의 무의미한 집착보다 인간적 관계와 감정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클리퍼드 맥브라이드(토미 리 존스)는 인류 최고의 탐험가로 기억되지만, 동시에 집착과 고독 속에서 인간성을 잃어버린 인물입니다. 그는 외계 생명체에 대한 탐구를 포기하지 않고 태양계 끝에 고립되어 살아가지만, 결국 아들과의 재회 속에서도 자신을 구원하지 못합니다.
헬렌 란토스(루스 네가)는 화성 기지의 관리자이자 로이가 여정을 이어가도록 돕는 인물로, 우주라는 극한의 공간 속에서도 인간적인 연대와 도움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H. 클리포드(도널드 서덜랜드)는 로이의 여정을 함께하며 아버지와 관련된 진실을 전하는 동료이자 멘토 같은 존재로 등장합니다. 그는 로이가 임무를 이어가도록 초반부터 큰 영향을 끼치지만 결국 건강 문제로 여정을 함께하지 못합니다.
철학적 사색과 시각적 웅장함의 결합
첫째, '애드 아스트라'는 단순한 SF 오락물이 아니라 철학적이고 내면적인 사색을 담은 작품입니다. 우주라는 광활한 공간을 배경으로 하지만, 영화의 중심은 결국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인간 존재의 고독과 연결에 대한 탐구로 이어집니다.
둘째, 브래드 피트의 압도적인 연기력은 영화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그는 절제된 표정과 행동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로이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후반부에는 억눌렸던 감정이 터져 나오는 과정을 강렬하게 보여줍니다.
셋째, 영화는 현대 사회의 문제를 은유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과학적 집착, 인간적 관계의 단절, 끝없는 확장 욕망은 클리퍼드의 캐릭터를 통해 드러나며, 결국 로이가 지구로 돌아오며 내린 결론은 우리가 진정 지켜야 할 것은 ‘별’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넷째, 제임스 그레이 감독 특유의 연출은 웅장하면서도 고요한 우주를 사실적으로 담아내며 관객을 몰입하게 합니다. 특히 우주 공간에서의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과 북극 같은 고립된 기지, 해왕성 궤도의 장엄한 풍경은 압도적인 비주얼로 남습니다.
다섯째, 영화 음악과 음향은 인간의 고독을 극적으로 강화합니다. 맥스 리히터의 음악은 서정적이면서도 차가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우주라는 고요한 배경 속에서 인간 감정의 울림을 배가시킵니다.
'애드 아스트라'는 거대한 우주 속에서 결국 인간의 내면과 감정으로 돌아오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외계 생명체라는 미지의 존재를 찾는 여정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아버지와 아들의 화해, 인간 존재의 의미, 그리고 고독 속에서도 관계를 지켜내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로이는 아버지의 실패를 인정하고 자신은 다르게 살기로 선택하며, 이는 인간의 한계와 동시에 희망을 상징합니다.
영화는 화려한 우주 액션을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느리게 느껴질 수 있지만, 깊이 있는 사색과 철학적 울림을 원하는 관객에게는 긴 여운을 남깁니다. '애드 아스트라'는 결국 ‘별을 향해’ 떠나는 여정이 아니라, 별 너머에서 다시 지구와 인간의 본질로 돌아오는 여정이며, 우리가 진정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용히 그러나 강렬하게 묻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