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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규칙만 있는 호텔, 비밀 병원에서의 하이브리드 스릴러, 영화' 호텔 아르테미스'

by 미잉이 2025. 7. 11.

2018년 개봉한 '호텔 아르테미스(Hotel Artemis)'는 근미래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범죄자 전용 비밀 병원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긴박감 있게 그린 SF 액션 스릴러입니다.
감독은 드류 피어스(Drew Pearce)이며, 주연은 조디 포스터, 데이브 바티스타, 제프 골드블럼, 소피아 부텔라, 찰리 데이 등 개성 강한 배우들이 출연하여 장르적 혼합 속에서도 명확한 캐릭터성과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영화는 로스앤젤레스 폭동이 극심해진 2028년을 배경으로, 도시 전체가 무법 상태에 가까운 혼란에 빠져 있는 가운데, 오직 범죄자만 치료받을 수 있는 비밀 병원 ‘호텔 아르테미스’에서 벌어지는 하룻밤의 사건과 갈등, 배신과 선택을 다루고 있습니다.
한정된 공간과 시간 안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과 윤리적 질문이 충돌하며, 액션과 심리 스릴러가 교차하는 복합적인 영화로 구성되었습니다.

 

법도 없고 질서도 없다, 오직 병원 규칙만 있다, 영화 '호텔 아르테미스'의 줄거리

2028, 로스앤젤레스는 민영화된 경찰 시스템과 부정부패, 불평등으로 인해 역대 최대 규모의 폭동과 혼란에 휩싸인 도시가 됩니다. 이 와중에 은행을 턴 형제 셔먼(스터링 K. 브라운)과 레비(브라이언 타이리 헨리)는 총상을 입고, 비밀리에 운영되는 범죄자 전용 병원 ‘호텔 아르테미스’로 도피합니다.

호텔 아르테미스는 평소 눈에 띄지 않는 허름한 호텔로 위장되어 있지만, 내부에는 최첨단 의료 기술이 완비되어 있고, 철저한 보안과 규칙 하에 운영됩니다. 이 병원을 관리하는 이는 ‘너스’라 불리는 간호사 진 토마스(조디 포스터), 그녀는 과거에 아들을 잃고 세상과 단절된 채 오직 범죄자 치료에만 몰두하며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병원에는 각 방에 이름이 아닌 ‘파리’, ‘니스’, ‘호놀룰루’ 등 도시명을 코드네임처럼 사용하는 입원객들이 있으며, 회원제로 운영되고 규칙은 절대적입니다이날, 호텔에는 여러 인물들이 동시에 머물게 되며 긴장이 고조됩니다.
암살자 니스(소피아 부텔라)는 고용인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고, 무기 거래상 아카풀코(찰리 데이)는 불법 무기 거래 중 부상당해 입원 중입니다. 그러던 중, 호텔의 최대 스폰서이자 로스앤젤레스 언더월드의 제왕 ‘울프킹’(제프 골드블럼)이 아들이 총격을 당해 긴급 입원하게 되며 상황이 완전히 뒤틀리기 시작합니다울프킹의 등장과 함께 호텔의 내부 질서는 금이 가고, 각 인물들의 과거와 진실, 목적이 하나둘 드러나며 한정된 공간 속에서 위협과 배신, 협력과 반전이 격렬하게 오갑니다. 셔먼은 동생 레비를 살리기 위해 병원을 떠나려 하고, 니스는 울프킹 암살이라는 비밀 임무를 실행하려 하며, 진은 과거 자신의 아들과 관련된 진실과 직면하면서 윤리적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결국 호텔 아르테미스는 범죄자만 받아주는 병원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규칙을 깨야 하는 아이러니한 공간으로 변모하고,
하룻밤 사이에 벌어지는 사건들은 모든 인물에게 정체성과 생존, 그리고 선택의 대가를 강하게 요구합니다.

비밀 병원에 모인 위험한 사람들

진 토마스, 일명 ‘너스’ (조디 포스터)는 호텔 아르테미스의 운영자이자 유일한 치료자입니다. 과거 아들을 잃은 트라우마로 인해 세상과의 관계를 차단하고, 오직 병원의 규칙과 치료에만 집중합니다. 그녀는 철저한 원칙주의자처럼 보이지만, 점점 위기의 상황 속에서 인간성과 윤리 사이에서 고뇌하며 병원의 한계를 넘는 선택을 하게 되는 복합적 캐릭터입니다. 조디 포스터는 노련한 연기로 너스의 불안정하면서도 단단한 내면을 설득력 있게 그려냅니다.

셔먼(스터링 K. 브라운)은 동생 레비와 함께 은행을 털었지만, 사실 그는 범죄자라기보다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나선 희생적인 인물입니다. 호텔에서 그가 택한 결정과 행동은 각 인물에게 영향을 주며, 사건의 핵심 축으로 기능합니다. 스터링 K. 브라운은 인간적인 따뜻함과 냉철한 판단력을 오가며 공감 가는 중심인물을 만들어냅니다.

니스(소피아 부텔라)는 치명적인 암살자로, 호텔 내에서도 무표정하고 말수가 적지만, 언제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움직이는 무기’ 같은 존재입니다. 그녀는 과거 진과 얽힌 사연이 있으며, 자신의 신념과 복수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결국 뜻밖의 감정 변화를 겪습니다.

아카풀코(찰리 데이)는 과장된 언변과 불안한 성격을 지닌 무기상으로, 유머러스하지만 극 중 불균형한 폭력을 상징하는 역할입니다. 그의 존재는 영화의 블랙코미디적 요소를 강화하는 동시에 혼란의 불씨를 짚이는 트리거 역할을 합니다.

울프킹(제프 골드블럼)은 도시의 모든 범죄자와 정치인을 조종하는 인물로, 존재 자체만으로 긴장감을 높입니다. 그는 병원의 최고 VIP 고객이지만, 과거 진과 관련된 비극적인 진실과 연결되면서, 사건의 도화선이 됩니다.

밀실 액션의 긴장감과 철학적 질문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스릴러

'호텔 아르테미스'는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극단적 상황 속에서 인물 각각의 내면과 윤리, 정의감과 자기 보존 욕망이 교차하는 구조로, 장르 이상의 깊이를 지닙니다.

첫째, 공간 활용의 밀도 높은 연출이 돋보입니다.
단 하나의 건물, 하나의 밤, 하나의 병원이라는 제한된 배경은 오히려 극도의 긴장감과 클로스트로포비아적 몰입감을 유도합니다.
호텔 아르테미스는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범죄자들의 마지막 피난처이자 감정의 충돌 지점이 됩니다.

둘째,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력이 뛰어납니다.
조디 포스터는 노련하고 불안정한 너스를 완벽히 표현하고, 소피아 부텔라는 무언의 언어로 액션과 감정을 전달하며, 제프 골드블럼은 짧은 등장만으로도 권력과 공포를 압도하는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셋째, 영화는 액션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법이 무력한 도시, 불평등한 의료 시스템, 인간의 생명 가치, 윤리와 생존 사이의 딜레마 등 사회적 질문을 은유적으로 제기하며, 단순한 총격전 그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넷째, 장르의 조합이 탁월합니다.
SF,
액션, 범죄, 심리 드라마, 블랙코미디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지루할 틈 없이 관객을 끌고 가는 서사 구조를 유지합니다.
각 인물의 서브플롯이 주제와 긴밀히 연결되면서 한 편의 연극처럼 구성된 밀도 높은 대사와 움직임이 영화 전체의 완성도를 높입니다.

 

 

'호텔 아르테미스'는 폭력과 혼란의 세계 한복판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야 하는 ‘규칙’과 ‘선택’에 대한 영화입니다. 그 공간이 병원이건, 감옥이건, 호텔이건 상관없이, 결국 중요한 건 인간이 얼마나 윤리적 결정을 할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비록 배경은 디스토피아이지만,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지금 우리의 현실에 대한 은유로 읽힐 수 있으며, 인간성과 정의가 사라진 시대에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호텔 아르테미스'는 액션을 즐기고 싶은 관객에게는 속도감과 스타일을, 사유와 메시지를 원하는 관객에게는 의미 있는 물음을 동시에 안겨주는 웰메이드 장르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