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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하기에 공감되는 사랑의 시나리오와 시간여행 로맨스, 영화 'n번째 이별중'

by 미잉이 2025. 10. 3.

영화 'n번째 이별중'은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하지만 단순히 판타지적 상상력에 머무르지 않고, 연인 관계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갈등과 오해를 풀어내는 흥미로운 로맨틱 코미디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연인을 떠나보낸 후 그녀를 붙잡기 위해 시간을 거꾸로 되돌리면서 시작되는 이 영화는, 한 번의 실수와 후회를 바로잡고 싶은 인간의 본능을 유머러스하게 담아내며 동시에 사랑의 본질에 대해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만약 과거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까? “라는 질문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상상을 스크린 위에 생생하게 펼쳐 보입니다.

 

반복되는 이별과 다시 쓰는 사랑의 시나리오, 영화 'n번째 이별중'의 줄거리

천재적인 머리를 가진 대학생 스틸먼(애사 버터필드)은 사랑에 서툰 청년입니다. 그는 음악을 전공하는 여자친구 데비(소피 터너)와 연애를 이어가던 중 작은 다툼과 서운함이 쌓이면서 결국 이별을 통보받게 됩니다. 그러나 스틸먼은 이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이별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자각한 그는 후회를 반복하며 “그때 내가 다르게 행동했더라면”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스틸먼은 탁월한 과학적 두뇌를 발휘해 직접 시간 여행 장치를 만들어내고, 그의 절친한 친구 이반(스카일러 기슨도)의 도움을 받아 과거로 돌아갑니다. 그는 데비와의 첫 만남부터 시작해 사소한 순간들, 다투었던 대화, 잘못된 행동을 하나하나 수정하려 합니다. 처음에는 작은 말실수 하나만 고쳐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작은 배려 하나가 연인의 미소를 이끌어내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스틸먼은 중요한 깨달음에 다다릅니다.

아무리 과거를 수정하고 이상적으로 행동해도 새로운 문제는 끊임없이 발생합니다. 인간관계는 단순히 말실수 하나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성격과 가치관, 불완전함이 얽혀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데비는 스틸먼이 만들어낸 완벽한 장면들 속에서도 여전히 의문과 갈등을 느끼며, 진짜 사랑은 완벽한 상황이 아니라 서로의 부족함을 감싸 안을 때 지속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결국 스틸먼은 ‘사랑을 지킨다’는 것이 과거를 수정하는 데 있지 않고, 현재를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는 진리를 배워 나갑니다.

불완전하기에 공감되는 인물들, 영화 속 주요 등장인물

영화에는 개성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듭니다.

스틸먼(애사 버터필드)은 이성적으로는 뛰어난 천재지만 감정 표현에는 서툰 청년입니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순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과거를 집착적으로 고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관계의 본질을 깨닫게 되는 인물입니다. 관객들은 그의 집착과 좌충우돌 속에서 웃음을 느끼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만한 ‘후회’라는 감정 때문에 쉽게 몰입할 수 있습니다.

데비(소피 터너)는 자유롭고 예술적인 감성을 지닌 인물입니다. 그녀는 스틸먼을 사랑하지만, 때로는 그의 완벽주의적 태도와 계산적인 모습에서 답답함을 느낍니다. 데비는 결국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완벽하게 고쳐진 과거’가 아니라 ‘진실한 현재의 감정’ 임을 보여주며 영화의 중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반(스카일러 기슨도)은 스틸먼의 절친으로, 그의 시간여행 실험에 끌려 들어가는 캐릭터입니다. 그는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시선을 가진 조력자이자 동시에 웃음을 주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반은 때때로 엉뚱한 행동으로 사건을 꼬이게 만들지만, 스틸먼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주는 거울 같은 존재로 기능합니다.

시간여행 로맨스의 색다른 매력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시간여행이라는 공상적 장치를 통해 현실적인 연애의 문제를 풀어냈다는 점입니다. 보통의 시간여행 영화들이 세계를 구하거나 큰 사건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n번째 이별중'은 아주 사소한 연인의 말싸움이나 식사 자리에서의 작은 선택 같은 디테일에 집중합니다. 이 때문에 관객들은 ‘만약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하고 쉽게 대입하게 되고, 영화의 메시지가 더욱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또한 코믹한 요소와 진지한 메시지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무겁지 않게 보면서도 여운을 남깁니다. 스틸먼이 계속해서 같은 순간을 수정하며 좌충우돌하는 장면들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결국 그것이 사랑을 지키는 답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을 때는 뭉클한 공감이 따라옵니다.

영상미와 음악 또한 작품의 매력을 더합니다. 특히 같은 순간을 반복해서 보여주면서도 매번 다른 뉘앙스를 담아내는 연출은 관객들에게 ‘사랑의 미묘한 차이’를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합니다. 그리고 영화 속 대사들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적인 연애의 고민을 날카롭게 짚어내어 보는 이를 끄덕이게 만듭니다.

 

 

'n번째 이별중(Time Freak)'은 단순히 시간을 거슬러 가는 SF 로맨스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사랑은 완벽해야만 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사랑은 결국 서로의 불완전함을 인정할 때 더욱 단단해진다”라는 답을 내놓습니다. 스틸먼이 수없이 과거를 되돌려도 근본적인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던 것처럼, 우리의 삶 또한 과거를 고친다고 해서 완벽해지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에 얼마나 솔직하고 진실하게 임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 영화는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순간들로 가득 차 있으며, 동시에 청춘의 풋풋한 열정과 성장의 이야기를 함께 담고 있습니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이라는 상상은 결국 “지금 이 순간을 더 소중히 여기라”는 메시지로 귀결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의 가벼움 속에서도 따뜻한 울림을 주며, 사랑에 서툰 모든 이들에게 잔잔한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