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연출한 낭만적 판타지 드라마로, 1960년대 냉전 시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독창적인 러브스토리입니다. 영화는 사회적 약자로 살아가는 한 여성과 정체불명의 양서인간 사이의 사랑을 그리며, 언어와 종, 사회적 경계가 사랑을 막을 수 없음을 시각적으로도, 서사적으로도 아름답게 보여줍니다. 델 토로 감독 특유의 몽환적인 미장센과 섬세한 인물 묘사, 그리고 상징과 은유로 가득 찬 서사는 이 작품을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선 예술적인 경험으로 만듭니다. 이 영화는 201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음악상, 미술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며 비평과 흥행 모두에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비밀 연구소에서 피어난 사랑,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의 줄거리
1962년, 미국 볼티모어의 한 비밀 정부 연구소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엘라이자(샐리 호킨스)는 말을 하지 못하지만, 섬세한 감성과 음악에 대한 애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녀의 일상은 조용하고 규칙적이지만, 단짝 친구 젤다(옥타비아 스펜서)와 화가이자 이웃인 자일스(리처드 젠킨스) 덕분에 작은 웃음을 잃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연구소에 비밀리에 수송된 ‘자산’이 도착합니다. 그것은 남아메리카 아마존 강에서 발견된 양서인간(더그 존스)으로, 인간의 지능과 감정을 가진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정부는 이 생물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하려 하고, 냉혈한 보안 책임자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넌)는 폭력과 잔혹함으로 생물을 다룹니다.
엘라이자는 청소 일을 하다가 우연히 양서인간과 마주치게 되고, 두려움 대신 호기심과 친근감을 느낍니다. 그녀는 점차 음악과 음식, 수화로 그와 소통하며 깊은 유대를 쌓아갑니다. 그러나 정부가 양서인간을 해부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엘라이자는 친구 젤다와 자일스, 그리고 비밀리에 그녀를 돕는 과학자 호프스태들러(마이클 스털버그)와 함께 대담한 탈출 계획을 세웁니다.
엘라이자는 양서인간을 집으로 데려와 욕조와 욕실을 작은 수중 공간으로 만들어 보호합니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의 감정은 사랑으로 발전하며, 서로의 상처와 고독을 치유합니다. 그러나 스트릭랜드는 집요하게 그들을 추적하고, 결국 마지막 대립에서 총격이 벌어집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양서인간은 엘라이자를 물속으로 데려가고, 그녀의 목에 있던 오래된 흉터는 숨을 쉴 수 있는 아가미로 변합니다. 영화는 두 존재가 물속 깊이 사라지며, 그들의 사랑이 인간의 세계를 넘어 영원히 이어질 것임을 암시하며 마무리됩니다.
사랑을 이루는 다양한 얼굴들, 영화 속 주요 등장인물
엘라이자 에스포지토(샐리 호킨스)는 말을 하지 못하는 청소부이지만,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따뜻하고 강인한 여성입니다. 사회의 변두리에서 살아가지만, 양서인간과의 사랑을 통해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재발견합니다.
양서인간(더그 존스)은 신비롭고 아름다운 외형을 가진 존재로,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며 사랑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는 억압과 실험의 대상이지만, 엘라이자와 만나 자유와 애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넌)는 권위와 폭력으로 상황을 지배하려는 보안 책임자로, 냉전 시대의 군사주의와 억압적 권력을 상징합니다.
젤다 풀러(옥타비아 스펜서)는 엘라이자의 직장 동료이자 친구로, 유머와 현실적인 조언으로 그녀를 돕습니다.
자일스(리처드 젠킨스)는 예술가이자 엘라이자의 이웃으로, 외로운 노년을 보내던 중 엘라이자의 계획에 힘을 보태며 그녀의 유일한 가족 같은 존재가 됩니다.
호프스태들러 박사(마이클 스털버그)는 사실 소련의 스파이이지만, 인간적인 양심으로 엘라이자를 돕는 복합적인 캐릭터입니다.
경계를 허무는 사랑과 비주얼의 힘
첫째, 이 영화는 인간과 비인간, 언어와 침묵, 사랑과 두려움이라는 대비를 섬세하게 엮어내어 진정한 소통과 사랑의 본질을 묻습니다. 둘째, 델 토로 감독의 독창적인 미술과 색채 활용은 1960년대라는 시대를 몽환적인 동화로 재해석하며, 관객을 완전히 다른 세계로 이끕니다. 셋째, 샐리 호킨스의 대사 없는 연기는 감정의 깊이를 표정과 몸짓만으로 전달해, 대체 불가능한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넷째, 엔니오 모리코네 못지않게 감성을 자극하는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음악은 영화의 낭만과 슬픔을 한층 풍부하게 합니다. 다섯째, 판타지와 사회비판이 절묘하게 결합된 드라마로, 약자와 다름에 대한 포용이라는 메시지가 오래도록 남습니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은 판타지 장르를 빌려, 결국은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고전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언어, 종, 문화, 심지어 물리적인 한계까지 넘어선 엘라이자와 양서인간의 사랑은, 진정한 사랑의 모양이란 정해져 있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관객에게 “당신은 경계를 넘어 사랑할 수 있는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남기며, 동시에 경계 없는 사랑의 가능성을 희망적으로 제시합니다. 시각적 아름다움, 음악, 서사의 완벽한 조화는 이 영화를 단순한 로맨스가 아닌 예술 작품으로 기억하게 만들며, 엔딩에서 물속으로 사라지는 두 존재의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오래도록 파문을 일으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