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노티스(Red Notice)'는 2021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범죄 액션 블록버스터로, 넷플릭스 사상 가장 많은 제작비(약 2억 달러)가 투입된 작품으로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감독은 로슨 마샬 터버(Rawson Marshall Thurber)가 맡았으며, 드웨인 존슨, 라이언 레이놀즈, 갤 가돗이라는 초호화 캐스팅으로 공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레드 노티스’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가 발행하는 가장 수배 급이 높은 지명 수배서를 의미하며, 영화는 이를 바탕으로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사기극과 도둑들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국제적인 미술품 탈취 작전을 다룹니다.
'레드 노티스'는 단순한 도둑과 경찰의 추격전이 아닌, 각 캐릭터의 목적과 속임수, 반전이 교차하며 진행되는 코믹 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범죄 액션물입니다. 익숙한 클리셰 속에서도 캐릭터들의 개성과 입담, 그리고 긴장감 넘치는 연출 덕분에 끝까지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서로를 속이며, 함께 도둑질하는 이상한 동맹, '레드 노티스'의 줄거리
영화는 로마의 박물관에서 고대 이집트의 유물인 ‘클레오파트라의 황금 알’ 중 하나가 도난당하면서 시작됩니다. 이 황금 알은 총 세 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대 로마 시대 클레오파트라가 안토니우스에게 받은 전설적인 보물이자, 세계적인 부호가 딸의 결혼식에 선물하려는 귀중한 유물입니다.
FBI의 범죄심리 분석관 존 하틀리(드웨인 존슨)는 인터폴과 협력해 세계 최고 도둑을 쫓고 있습니다. 그의 타깃은 미술품 전문 도둑 놀란 부스(라이언 레이놀즈)입니다. 하틀리는 놀란이 첫 번째 황금 알을 훔칠 계획을 세우고 있음을 알아채고 현장에서 그를 체포하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집니다. 놀란이 수감된 직후, 정체불명의 또 다른 천재 도둑, ‘비숍’(갤 가돗)이 등장해 황금 알을 가로채고, 동시에 하틀리를 프레임에 빠뜨려 국제 수배자로 만들면서 사건은 복잡한 삼각 구도로 흘러갑니다.
하틀리는 무고함을 증명하기 위해, 그리고 인터폴에게 쫓기는 몸이 된 이상 스스로 황금 알을 되찾아 명예를 회복하려는 목적을 갖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붙잡았던 적, 놀란 부스와 손을 잡고 함께 움직이게 됩니다.
두 사람은 둘째 황금 알을 찾기 위해 스페인 투우장에서, 그리고 셋째 황금 알을 찾기 위해 아르헨티나의 비밀 나치 벙커로 향하게 됩니다. 그 여정에서 그들은 수없이 비숍의 덫에 빠지고, 총격, 추격, 배신, 반전 속에서 서로를 의심하고 견제하면서도 점차 묘한 우정을 형성합니다.
영화의 후반부, 세 번째 황금 알의 행방이 밝혀지고, 하틀리와 놀란은 드디어 비숍을 따라잡게 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계획의 최종 목적지는 따로 있었고, 가장 큰 반전은 바로 하틀리와 비숍이 연인 관계이며, 처음부터 모든 것을 설계한 진짜 사기꾼 팀이었다는 점입니다.
놀란은 배신당하지만, 그 역시 단순한 피해자는 아니었습니다. 결국 세 사람은 다시 뭉쳐 새로운 작전을 위해 루브르 박물관을 향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납니다. 속편을 암시하는 엔딩이 강하게 인상에 남는 부분입니다.
반전을 보여주는 영화의 등장인물들
존 하틀리 (드웨인 존슨)는 FBI의 범죄심리 분석가로 소개되지만, 영화 후반부에는 사실상 놀란을 속이기 위해 만들어진 가짜 정체임이 드러납니다. 그는 영화 초반에는 원칙주의자처럼 보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치밀하고 계획적인 사기꾼의 면모를 드러내며 반전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드웨인 존슨은 강인함과 유머, 그리고 이중적인 캐릭터를 안정감 있게 연기해 영화 전체의 무게 중심을 잡습니다.
놀란 부스 (라이언 레이놀즈)는 세계 최고의 미술품 도둑으로, 재치와 유머를 무기로 삼는 캐릭터입니다. 끊임없이 농담을 던지며 상황을 유쾌하게 전환시키는 동시에, 도둑으로서의 기민함과 날카로운 직감을 지닌 인물입니다. 그는 하틀리에게 끊임없이 당하면서도 결코 쉽게 당하지 않고, 결국 스스로도 게임의 플레이어가 되는 지점까지 도달합니다. 라이언 레이놀즈의 특유의 말장난과 코믹한 연기가 영화의 분위기를 좌우합니다.
비숍 (갤 가돗)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도둑’으로 불리며, 놀란과 하틀리 모두를 앞지르는 캐릭터입니다. 처음에는 의문의 존재로만 등장하지만, 점차 그녀가 모든 사건의 열쇠임이 밝혀지면서 중심축이 됩니다. 아름다움과 냉철함, 전투력과 전략을 모두 갖춘 이 인물은 갤 가돗 특유의 카리스마와 우아함을 통해 설득력 있게 완성됩니다.
세 인물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관객을 속이며, 영화 내내 팽팽한 긴장과 웃음을 번갈아 만들어냅니다. 그들의 관계는 단순한 대립 구조가 아니라, 협력과 경쟁, 속임수와 신뢰가 혼재된 복잡한 삼각 구도로 구성되어 영화의 재미를 극대화합니다.
추천 포인트: 스타일, 액션, 반전, 유머까지 다 갖춘 글로벌 도둑극
'레드 노티스'는 많은 것을 담고자 한 영화입니다. 액션, 범죄, 코미디, 로맨스, 그리고 반전까지 다양한 장르적 요소가 한데 어우러져 있지만, 이 모든 것을 무겁지 않게, 경쾌하게 풀어낸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첫째, 배우들의 케미스트리가 탁월합니다. 드웨인 존슨의 묵직함, 라이언 레이놀즈의 유쾌함, 갤 가돗의 우아한 강인함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며 장르적 재미를 배가시킵니다. 특히 라이언 레이놀즈 특유의 유머는 영화 전반에 걸쳐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캐릭터의 입체감을 더해줍니다.
둘째, 글로벌 로케이션과 세련된 미장센은 눈을 즐겁게 합니다. 이탈리아 로마의 유적지, 스페인 투우장, 정글 속의 나치 벙커까지 다양한 장소를 넘나드는 구성은 마치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재미를 줍니다.
셋째, 반전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 구조도 흥미롭습니다. 누가 진짜고 누가 가짜인지, 누가 계획을 짰고 누가 당하는 쪽인지 끝까지 알 수 없게 만드는 시나리오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시켜 줍니다. 정통 범죄 스릴러라기보다는 관객과 장난치듯 속고 속이는 ‘오션스 시리즈’ 스타일의 캐주얼한 범죄극입니다.
넷째, 속편을 암시하는 열린 결말은 시리즈화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합니다. 실제로 '레드 노티스 2'와 3편이 제작 확정된 상태로, 추후 이들의 협업과 배신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레드 노티스'는 무게보다는 재미와 몰입, 그리고 스타일리시한 오락성에 집중한 영화입니다. 복잡한 메시지나 정치적인 알레고리는 없지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캐릭터 중심의 범죄 액션물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드웨인 존슨, 라이언 레이놀즈, 갤 가돗이라는 3명의 슈퍼스타가 보여주는 유쾌한 밀당과 반전,
그리고 끝까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는 관객에게 "다음엔 어떤 반전이 나올까?"라는 궁금증을 끊임없이 안겨줍니다.
결국 '레드 노티스'는 속임수로 가득한 세상에서도 유쾌함, 팀워크, 그리고 재미라는 정직한 카드로 승부한 영화입니다.
지금 이 순간, 오락성과 캐릭터 중심의 범죄 액션이 보고 싶다면, 이 영화는 탁월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