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아담(Black Adam, 2022)'은 DC 코믹스를 기반으로 한 슈퍼히어로 영화로, 오랜 시간 팬들에게 궁금증을 자아냈던 ‘샤잠!’ 세계관의 강력한 존재 블랙 아담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독립 작품입니다. 영화는 DC 확장 유니버스(DCEU)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으며, 드웨인 존슨(Dwayne Johnson)이 블랙 아담 역을 맡아 압도적인 피지컬과 카리스마로 캐릭터를 완성했습니다.
연출은 자움 콜렛 세라(Jaume Collet-Serra) 감독이 맡았으며, 기존 DC 세계관의 어두운 톤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히어로 서사와 화려한 시각 효과, 그리고 새로운 히어로 팀인 저스티스 소사이어티 오브 아메리카(JSA)의 등장을 통해 확장된 세계관의 시발점이 되는 작품으로 주목받았습니다.
기존의 슈퍼히어로들이 ‘정의’와 ‘윤리’를 중심으로 서사를 전개하는 반면, 블랙 아담은 복수와 분노, 정의의 경계에 있는 인물로서 반영웅(Anti-hero)의 매력을 극대화하며, DC 특유의 무거운 철학과 폭발적인 액션을 조화롭게 담아냈습니다.
신의 힘을 얻은 남자, 영웅인가 파괴자인가?, '블랙 아담'의 줄거리
약 5000년 전, 고대 중동의 도시국가 칸다크(Kahndaq)에서 한 평범한 남성이 마법사로부터 신의 힘을 부여받아 영웅이 됩니다. 그는 민중을 억압하는 폭군에 맞서 반란을 이끌고 나라를 구하지만, 그 과정에서 절대적인 힘으로 인해 파괴와 희생을 일으키고, 마법사들에 의해 봉인당하게 됩니다.
현대로 넘어와, 칸다크는 국제 조직 인터갱(Intergang)의 점령 아래에서 고통받고 있습니다. 고고학자이자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는 아드리아나는 고대 유물 ‘사브악의 왕관’을 찾던 중 블랙 아담의 무덤을 발견하고, 의도치 않게 그를 부활시킵니다.
봉인에서 깨어난 블랙 아담은 눈앞에 펼쳐진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무차별적으로 적을 공격하며 폭발적인 전투 능력을 보여줍니다. 그의 폭력성과 파괴성은 곧 세계 질서의 위협으로 간주되고, 미국 정부는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히어로 팀 저스티스 소사이어티 오브 아메리카(JSA)를 파견합니다.
JSA의 리더인 호크맨, 바람을 조작하는 사이클론, 원자 크기로 작아지는 아톰 스매셔, 그리고 미래를 예지 하는 닥터 페이트는 블랙 아담과 충돌하며 그를 제압하려 하지만, 그의 힘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블랙 아담은 JSA와 대립하면서도 아드리아나의 아들 아몬과 교감하게 되며, 인간적인 면을 조금씩 드러냅니다.
한편, 진정한 악당은 왕관을 노리는 인터갱의 수장 이슈마엘로, 그는 자신을 사브악의 현신으로 만들어 블랙 아담을 뛰어넘는 악의 존재로 다시 태어나려 합니다. 결국, 블랙 아담은 자신이 ‘영웅’이 아님을 인정하면서도, 칸다크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선택해 싸우는 존재로 성장하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신과 인간, 정의의 방식이 다른 등장인물들
블랙 아담 / 테스 아담 (드웨인 존슨 분)은 고대 칸다크에서 신의 힘을 부여받은 존재로, 죽은 아들의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파괴했던 과거를 가졌습니다. 그는 봉인된 채 잠들었다가 현대에 부활하며 세상과 충돌하고, 스스로가 ‘영웅이 아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스스로의 방식대로 정의를 실현하려 합니다. 무자비하지만, 때로는 깊은 감정과 슬픔을 품고 있는 인물입니다.
호크맨 (올디스 호지 분)은 JSA의 리더로, 도덕적 신념이 강하고 팀워크와 질서를 중시하는 전통적 히어로입니다. 블랙 아담과 정면으로 대립하지만, 그가 진심으로 칸다크를 지키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며 점차 생각이 달라집니다.
닥터 페이트 (피어스 브로스넌 분)은 마법과 예언의 능력을 지닌 고대의 히어로로, 미래를 보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그는 블랙 아담의 등장과 그가 초래할 미래를 알고 있지만, 동시에 그가 변화할 가능성도 믿습니다. 지혜롭고 우아한 태도로 팀을 이끄는 멘토적 존재입니다.
사이클론 (퀸테사 스윈델 분)은 바람을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능력을 가진 젊은 히어로로, JSA 내에서 기술과 이상주의를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열정과 이상을 지니고 있으며, 새로운 시대의 히어로상을 보여줍니다.
아톰 스매셔 (노아 센티네오 분)는 자신의 몸을 거대하게 키울 수 있는 능력을 지닌 히어로로, 다소 미숙하지만 순수한 열정을 지닌 인물입니다. 유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팀 내 분위기를 환기시킵니다.
아드리아나 (사라 샤히 분)는 칸다크의 역사와 자유를 위해 싸우는 고고학자이자 활동가로, 블랙 아담에게 인간성과 목적을 일깨우는 인물입니다. 그녀의 아들 아몬은 블랙 아담에게 유일한 감정적 연결고리이자, 진정한 변화의 계기가 됩니다.
추천 포인트: 압도적 액션, 반영웅의 서사, 새로운 DC의 확장
'블랙 아담'은 드웨인 존슨의 존재감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 그는 대사보다는 눈빛과 액션, 무게감으로 캐릭터를 표현하며 ‘정의’에 대한 전통적 해석에 도전하는 독특한 영웅상을 보여줍니다.
또한 이 영화의 액션은 DC 영화 중에서도 손꼽힐 만큼 화려하고 압도적입니다. 블랙 아담의 초인적 전투 장면은 슈퍼맨 못지않은 파괴력과 속도감을 자랑하며, JSA 멤버들과의 협동 전투, 닥터 페이트의 마법 연출은 시각적 몰입도와 스케일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DC 확장 유니버스 내에서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여는 역할도 합니다. 기존 캐릭터 중심에서 벗어나, JSA라는 팀 기반의 새로운 히어로 군단을 소개하며 세계관을 확장하고, 이후 작품들과의 연계 가능성을 암시합니다.
블랙 아담은 단순히 악당도, 영웅도 아닙니다. 그는 관객에게 ‘정의란 무엇인가’, ‘폭력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슈퍼히어로 영화의 도덕적 경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블랙 아담'은 기존의 DC 영화와는 결이 다른 작품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캐릭터의 강함 때문이 아니라, ‘무엇이 정의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이야기 구조 때문입니다. 블랙 아담은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 채 폭력을 휘두르지만, 결국 ‘지키고 싶은 사람’을 통해 변화를 시작합니다.
그의 여정은 누군가가 ‘영웅’이라 불러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그 책임을 받아들이기로 선택했기 때문에 의미가 있습니다. 그 점에서 블랙 아담은, 우리가 기존에 보아왔던 DC 혹은 마블 히어로들과는 완전히 다른 서사의 주인공입니다.
DC의 새로운 시도, 반영웅의 탄생, 그리고 거대한 힘을 가진 존재가 스스로의 운명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다룬 '블랙 아담'은 히어로물에 익숙한 관객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