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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바웃 타임'이 말하는 지금 이 순간,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인생의 진짜 의미

by 미잉이 2025. 6. 2.

2013년 개봉한 '어바웃 타임(About Time)'은 영국식 로맨틱 감성을 가득 담은 판타지 드라마로,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를 통해 우리가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지금 이 순간’의 가치를 일깨우는 작품입니다. ‘노팅 힐’, ‘러브 액츄얼리’의 작가이자 감독인 리처드 커티스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사랑과 가족, 삶에 대한 통찰을 특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감성으로 풀어냈습니다.

주인공 역은 도널 글리슨이 맡아 풋풋하고 어설프지만 진심 어린 사랑을 표현했고, 상대역으로는 레이첼 맥아담스가 출연해 특유의 사랑스럽고 자연스러운 매력으로 극에 생기를 불어넣었습니다. 영화는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나 SF 판타지가 아닌, 삶의 순간들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소소하지만 진정성 있는 이야기로 관객의 마음을 울립니다.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고 싶은가?’라는 익숙한 질문을 던지지만, 결국 이 영화는 과거가 아닌 ‘현재’를 사랑하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시간 여행을 통해 배워가는 인생의 진짜 의미

영화는 주인공 팀 레이크(도널 글리슨)21번째 생일을 맞이하면서 아버지로부터 충격적인 가문의 비밀을 듣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바로 레이크 집안의 남성들은 모두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제한은 명확합니다. 미래로 갈 수는 없고, 자신이 직접 경험한 과거로만 돌아갈 수 있으며, 옷장 같은 어두운 공간에 들어가 집중하면 시간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팀은 처음엔 이 능력을 믿지 않지만, 작은 실험을 통해 정말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걸 깨닫고, 자신의 삶을 조금씩 바꿔보기 시작합니다. 첫 번째 목표는 사랑. 내성적이고 서툴렀던 그는 사랑에 늘 실패했지만, 시간 여행 능력을 이용해 이상적인 데이트 상황을 여러 번 시도하며 운명적인 여자 ‘메리(레이첼 맥아담스)’를 만나게 됩니다. 메리 역시 책을 사랑하고, 유머를 이해하며, 팀과 비슷한 감성을 지닌 여성이었고, 두 사람은 순조롭게 사랑을 키워갑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완벽하게 흘러가지만은 않습니다. 팀은 과거를 바꾸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메리와의 만남이 지워지거나, 친구와 가족에게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면서 시간의 힘을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그는 무조건 과거를 고치는 것이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배우게 되고, 진정한 인생의 의미는 '실수 없는 삶'이 아니라 '실수를 사랑하는 삶'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결혼 후 아이가 태어나면서 팀은 더욱 신중해집니다. 아버지의 조언에 따라 아이가 태어난 이후에는 그 이전의 과거로 돌아가면 아이의 존재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시간 여행이 불가능하다는 한계도 받아들이게 됩니다. 또한 아버지가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되면서, 팀은 마지막 순간들을 함께 하기 위해 여러 번 과거로 돌아가 아버지와의 대화를 반복하지만, 결국 ‘이별’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용기도 배워야만 합니다.

영화는 팀이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도, 매일을 마치 두 번 산 것처럼 사랑하고, 집중하고, 감사하게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 가는 과정을 잔잔하게 따라갑니다. 영화의 마지막, 팀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시간 여행을 하지 않는다. 하루를 두 번 살지 않아도, 그냥 그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을 특별하게 만든 평범한 사람들

팀 레이크(도널 글리슨)는 평범하고 서툴지만 진심을 다해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청년입니다. 시간 여행이라는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되었지만, 이를 통해 욕망을 채우는 대신 사랑과 가족을 위해 사용하며, 결국은 가장 평범한 삶이 가장 위대한 삶임을 깨닫는 캐릭터입니다.

메리(레이첼 맥아담스)는 팀의 아내로, 독립적이고 현명하며 따뜻한 감성을 지닌 인물입니다. 팀이 시간 여행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모르지만, 그가 늘 진심을 다해 자신을 대한다는 걸 알고 있고, 언제나 믿고 기다려주는 사랑스러운 파트너입니다.

제임스 레이크(빌 나이)는 팀의 아버지로, 인생을 유쾌하고 깊이 있게 살아가는 지혜로운 존재입니다. 그는 시간 여행의 비밀을 팀에게 전해주는 동시에, 과거로 돌아가는 것보다 ‘현재를 더 잘 사는 법’을 가르치는 멘토로, 영화의 철학을 가장 명확히 전달하는 인물입니다.

킷캣(리디아 윌슨)은 팀의 여동생으로, 자유롭고 감성적인 성격을 가졌지만 실수와 좌절 속에서 상처를 입은 인물입니다. 팀은 그녀를 구하기 위해 시간 여행을 반복하지만, 결국 그녀 자신이 변화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시간보다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

'어바웃 타임'은 시간 여행이라는 판타지적 설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묻는 영화입니다. 대부분의 시간 여행 영화들이 과거의 실수를 고치거나 미래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반면, 이 영화는 오히려 시간을 바꾸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는 점을 따뜻하게 이야기합니다.

팀은 여러 번 과거로 돌아가 실수를 바로잡으려 하지만, 결국 그 과정에서 행복은 완벽함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삶을 사랑하는 것’에서 온다는 진실을 발견합니다. 관객은 그의 여정을 통해 나 또한 어제보다 오늘을 더 사랑해야 하고,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더 자주 안아줘야 하며,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이 평범한 순간이 얼마나 감사한지 느끼게 됩니다.

또한 이 영화는 인생의 슬픔과 이별도 품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장면은 많은 관객들에게 ‘떠난 사람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방식’에 대해 깊은 울림을 줍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마지막으로 걸었던 해변의 그날을 되풀이해도, 결국은 현실로 돌아와야 한다는 사실이 서글프지만, 그마저도 아름답게 수용하는 태도가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어바웃 타임'은 어떤 극적인 전개 없이도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고, 눈물을 흘리게 하며, 한 번 더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조용하지만 강한 울림의 영화입니다. 시간 여행이라는 특별한 도구를 빌려, 일상의 의미, 사랑의 소중함, 가족의 존재, 그리고 인생의 아름다움을 차분하게 풀어내며,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답을 제시합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당장 오늘 하루부터라도 더 감사히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고, 아침에 가족에게 웃으며 인사하고, 퇴근길 하늘 한 번 더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우리가 사는 날들이 다 특별한 날이라는 것을, 매일이 기적이라는 것을 '어바웃 타임'은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알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