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마블 (2019)'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최초의 여성 단독 슈퍼히어로 영화로, 2019년 3월 개봉과 동시에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흥행 수익 11억 달러를 돌파한 흥행작입니다.
이 작품은 '어벤져스: 엔드게임' 직전, MCU의 세계관을 연결하는 핵심 퍼즐이자, 마블 유니버스의 가장 강력한 히어로 중 한 명인 ‘캡틴 마블’의 기원을 그린 영화로, 여성 히어로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습니다.
연출은 애너 보든, 라이언 플렉 감독이 공동으로 맡았으며, 주인공 캐럴 댄버스 / 캡틴 마블 역은 브리 라슨이 연기했습니다. 이 외에도 사무엘 L. 잭슨(닉 퓨리), 주드 로, 벤 멘델슨 등 화려한 출연진이 함께하며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감성적인 레트로 무드와, 히어로 영화 특유의 스펙터클한 액션을 동시에 선보입니다.
기억을 잃은 전사,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 '캡틴 마블'의 줄거리
이야기는 미지의 행성 할라에서 시작됩니다. 주인공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는 크리 제국의 전사로, 엘리트 부대 ‘스타포스’의 일원으로 활약 중입니다. 그는 전투력과 에너지 공격 능력을 갖춘 뛰어난 병사지만, 자신이 누구였는지, 어떻게 이 능력을 갖게 되었는지에 대한 과거의 기억을 잃은 상태입니다.
한 작전 중, 적대 종족인 스크럴과의 전투 도중 지구에 추락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점점 과거의 단서를 찾아 나갑니다. 지구에 도착한 그녀는 199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떨어지며, S.H.I.E.L.D 요원 닉 퓨리(사무엘 L. 잭슨)와 만나게 됩니다.
버스는 스크럴의 지도자 탈로스(벤 멘델슨)에게서 공격을 받으며, 그를 적으로 간주하고 추적하지만, 점점 그들의 진짜 목적과 정체에 의문을 품기 시작합니다. 탈로스는 크리 제국이 주장한 것과 달리 침략자가 아니라 억압받는 난민에 가까운 존재였고, 크리 제국의 진실은 생각보다 훨씬 어두운 면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과거 지구에서 캐럴 댄버스라는 이름으로 파일럿이자 공군 장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의 기억이 닥터 웬디 로슨(마리-벨/앤넷 베닝), 프로젝트 페가수스, 그리고 비브라늄과 관련된 실험과 연관돼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이 실험 중 발생한 사고로 캐럴은 에너지 폭발에 휘말리고, 이 과정에서 티서랙트(코스믹 큐브)의 힘을 흡수해 강력한 능력을 갖게 되며, 크리 제국은 그녀를 데려가 기억을 조작하고 ‘버스’라는 이름을 부여했던 것입니다.
진실을 알게 된 캐럴은 더 이상 크리 제국에 속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닉 퓨리, 스크럴족, 그리고 오랜 친구 마리아 람보와 함께 싸움을 벌입니다. 그녀는 본래의 자신인 ‘캡틴 마블’로 각성하며, 은하를 위협하는 크리 제국에 맞서 독립적인 히어로로 거듭나게 됩니다.
기억과 신념 사이에서 움직이는 등장인물들
캐럴 댄버스 / 캡틴 마블 (브리 라슨)은 강인하면서도 인간적인 히어로입니다. 크리 전사로 살며 기억을 잃었지만, 지구에서의 과거를 되찾고 진짜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는 여정 속에서 점점 강해집니다. 그는 신체적인 힘만이 아니라 내면의 자유와 신념을 선택하는 힘까지 갖추며 진정한 슈퍼히어로로 완성됩니다.
닉 퓨리 (사무엘 L. 잭슨)은 아직 한쪽 눈을 다치기 전, S.H.I.E.L.D의 중간급 요원으로 등장합니다. 다소 순진한 모습이 있지만, 캐럴과의 협업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향후 어벤져스 계획의 기반이 되는 ‘프로젝트 어벤져’의 단서를 얻습니다.
탈로스 (벤 멘델슨)은 겉으로 보기엔 침략자 같지만, 사실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스크럴족의 지도자입니다. 처음엔 적대자처럼 보이지만, 점차 인간적인 면모와 코믹한 대사로 관객의 호감을 사며 중요한 전환점 역할을 합니다.
욘 로그 (주드 로)은 크리 제국의 스타포스 리더이자 캐럴의 멘토로 등장하지만, 그의 진짜 목적은 캐럴의 능력을 억제하고, 크리 제국의 질서를 유지하는 데 있습니다. 겉으로는 조력자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자유를 통제하려는 권위주의의 상징입니다.
마리아 람보 (라샤나 린치)는 캐럴의 오랜 친구이자 미 공군 전투기 파일럿으로, 캐럴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연결 고리입니다. 그들의 우정은 영화에서 매우 따뜻하고 인간적인 정서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마블의 후속작 '더 마블스'의 연결점이 되기도 합니다.
추천 포인트: 히어로의 각성, 시대를 앞선 여성 서사
첫 번째 추천 포인트는 ‘강력한 여성 히어로의 탄생’입니다. 캐럴 댄버스는 마블 세계관에서도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히어로 중 하나로, 그 힘의 원천은 단순한 에너지 흡수나 전투 능력뿐 아니라, 억압된 기억을 회복하고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과정에서 나옵니다. 그녀의 여정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해,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라는 결론으로 나아가며, 모든 여성 관객에게도 강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두 번째는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레트로 감성입니다. 영화 속에는 당시 유행했던 CD-ROM, 페이저, 인터넷 초기 화면, 너바나와 노 다웃의 음악, 그리고 블록버스터 비디오 가게 등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중장년층 관객에게도 향유할 만한 포인트를 제공합니다.
세 번째는 전형적인 선악 구도를 벗어난 입체적 서사입니다. 크리 제국이 선이고, 스크럴은 악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는 중반을 넘기며 완전히 뒤집어지고, 그 안에서 이념과 신념의 충돌, 진실의 상대성이 강조됩니다. 단순한 히어로가 악당을 물리치는 구조에서 벗어나, 가치의 재발견과 선택이 핵심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네 번째는 닉 퓨리와 캐럴의 버디무비적 관계입니다. MCU 속에서 늘 냉철하고 권위적인 모습만 보여줬던 닉 퓨리가 이 영화에선 유쾌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재해석되며, 두 캐릭터의 관계는 영화의 재미와 감동을 더해주는 중요한 축이 됩니다.
'캡틴 마블'은 ‘여성 히어로’라는 수식어를 넘어서, 기억과 정체성, 자유와 억압, 선택과 책임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담은 이야기입니다. 캐럴 댄버스는 ‘주어진 힘’이 아닌, 스스로 선택한 길 위에서 진정한 히어로가 되는 여정을 보여주며, 관객에게도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가능성을 이야기합니다.
그녀는 남들이 정해준 정체성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간 이름을 가졌고, 세상이 규정한 틀에서 벗어나 자기 신념을 따랐습니다. 그런 점에서 '캡틴 마블'은 히어로 영화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 자신을 되찾아가는 이야기로서 더 큰 울림을 줍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이어지는 마블의 중심축이 된 이 작품은, 앞으로의 MCU 세계관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를 전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