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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트 특급 살인' 줄거리, 등장인물, 추천 포인트

by 미잉이 2025. 5. 14.

'오리엔트 특급 살인 (Murder on the Orient Express, 2017)'은 추리소설의 대가 아가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1934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미스터리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1974년에도 영화화된 바 있으나, 2017년에는 케네스 브래너(Kenneth Branagh)가 연출과 주연(에르큘 포와로 역)을 맡아 현대적인 감각과 화려한 캐스팅을 더해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영화는 눈보라 속 고립된 열차 안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과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심리, 그리고 명탐정 포와로의 치밀한 추리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특히 폐쇄된 공간, 한정된 용의자, 서서히 드러나는 과거의 진실이라는 추리 장르의 고전적인 구조를 세련된 영상미와 연출로 재해석해 많은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냈습니다.

케네스 브래너, 페넬로페 크루즈, 미셸 파이퍼, 주디 덴치, 조니 뎁, 데이지 리들리, 조시 게드 등 각 분야 최고의 배우들이 집결해 한정된 공간 속 치열한 연기 대결을 펼치며,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관객 스스로도 용의자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한정된 공간, 예측불가한 진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줄거리

1920년대 후반, 전 세계를 누비며 사건을 해결해 온 벨기에 출신의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는 예루살렘에서의 사건을 마친 후 휴식을 위해 터키 이스탄불로 향합니다. 하지만 급히 런던으로 돌아가야 할 일이 생기자, 유럽으로 향하는 오리엔트 특급 열차에 탑승하게 됩니다.

열차에는 포와로 외에도 다양한 국적과 직업, 계층의 승객들이 타고 있었고, 모두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어딘가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눈보라로 열차가 멈춘 사이, 한 남성이 침대에서 칼에 찔려 살해당한 채로 발견됩니다. 희생자는 미국인 사업가 에드워드 래쳇(Edward Ratchett). 그는 전날 포와로에게 누군가에게 협박을 받고 있다며 경호를 부탁했지만, 포와로는 그의 말을 믿지 않고 거절했었습니다.

사건이 발생하자, 열차를 운행하던 부크는 포와로에게 수사를 의뢰하게 되고, 포와로는 열차 안의 모든 승객을 조사하게 됩니다. 용의자는 오리엔트 특급에 탑승한 13명의 승객 전원. 각자의 국적, 사회적 지위, 알리바이가 모두 다르고, 처음엔 전혀 연관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포와로는 래쳇이라는 인물이 실은 ‘카셰티’라는 가명으로, 과거 미국에서 벌어진 아미 스트롱 유괴사건과 관련된 범죄자라는 사실을 밝혀냅니다. 아미 스트롱은 부유한 가정의 딸이었지만 유괴범에게 납치당해 결국 사망했으며, 그 사건으로 인해 그녀의 가족과 하녀, 친구 등 많은 사람이 삶을 잃거나 파멸에 이르렀습니다.

조사 결과,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모두 그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이었으며, 각자가 피해자 혹은 피해자의 가족, 지인이라는 것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결국, 포와로는 이 사건이 단순한 살인이 아니라 철저하게 계획된 공동 복수극이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포와로는 도덕과 정의 사이에서 갈등하면서도, 자신이 발견한 진실을 세상에 드러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하며 탐정으로서의 사명과 인간으로서의 양심 사이에서 깊은 딜레마를 겪게 됩니다.

진실을 숨긴 등장인물들의 복합적 심리

에르큘 포와로 (케네스 브래너)는 세계적인 명탐정으로, ‘세상은 선과 악으로 나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인물입니다. 사건을 철저히 이성적으로 분석하는 동시에, 점차 인간적인 감정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게 됩니다.

에드워드 래쳇 (조니 뎁)은 죽은 피해자이자, 실은 미국에서 아미 스트롱 유괴 사건의 범인인 ‘카셰티’라는 가명을 사용한 인물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파탄 낸 악행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로, 그의 죽음은 단순한 범죄가 아닌 ‘심판’의 의미를 띱니다.

캐롤라인 허바드 (미셸 파이퍼)는 과거 아미 스트롱의 할머니이자, 복수극의 실질적인 주도자입니다. 그녀는 지적이고 냉철하며, 처음엔 허세 가득한 중년 여성으로 등장하지만, 후반에는 깊은 감정과 정의감을 드러냅니다.

메리 드브넘 (데이지 리들리)은 스트롱 가문과 깊은 인연이 있는 가정교사로, 침착하고 냉정하지만 누구보다도 강한 의지를 지닌 인물입니다.

헤르퀼 포와로와 함께 수사에 협조하는 부크 (톰 베이트먼)는 열차 회사 이사장의 아들로, 포와로의 친구이자 조력자입니다. 사건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지만, 포와로의 선택과 고뇌를 지켜보며 인간적인 시선을 대변합니다.

그 외에도 아미 스트롱의 하녀의 친척이자 간호사인 피에르 미셀, 군인 출신인 하드맨, 의사 아르버나티, 고귀한 러시아 공작부인 나탈리아 드래고미로프(주디 덴치)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이야기의 퍼즐을 채웁니다.

추천 포인트: 밀도 있는 서사와 추리의 재미, 그리고 인간성에 대한 질문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 지닌 가장 큰 매력은 단연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밀실 살인이라는 전통적인 추리 구조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세련되게 재구성했다는 점입니다. 열차라는 제한된 공간, 한정된 인물, 눈보라로 고립된 외부 환경 등은 긴장감을 극대화하며, 관객 스스로도 용의자의 자리에 놓인 듯한 몰입을 유도합니다.

또한, 영화는 화려하고 탄탄한 캐스팅의 힘을 최대한 끌어올립니다. 케네스 브래너의 포와로는 기존의 탐정 이미지에서 벗어나 좀 더 인간적이고 내면적인 고뇌를 드러내는 인물로 묘사되며, 미셸 파이퍼, 조니 뎁, 주디 덴치 등 각기 다른 스타일의 배우들이 펼치는 심리전과 감정 연기는 작품의 무게감을 더해줍니다.

특히 이 작품은 단순히 범인을 찾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윤리적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는 철학적인 서사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 깊습니다. 누군가의 죽음이 모두의 고통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 행위를 단죄할 수 있는가? 포와로의 최종 선택은 정의와 도덕 사이의 경계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그대로 투영합니다.

이와 함께, 시대적 배경에 맞는 세트와 의상, 세련된 촬영 기법은 영화의 완성도를 시각적으로도 높여줍니다. 1920년대 후반 유럽의 분위기를 재현한 열차 내부와 눈 덮인 설산 풍경은 추리극 특유의 차가운 긴장감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전하며, 영화 전체를 클래식한 분위기로 감싸 줍니다.

결과적으로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단순한 살인 미스터리를 넘어, 복수와 정의, 진실과 침묵 사이에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를 성찰하게 하는 수작입니다. 추리소설의 묘미를 좋아하는 이들은 물론, 감정적으로 깊이 있는 서사를 찾는 관객에게도 충분히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단순한 살인 사건의 수사와 범인의 색출이 중심이 되는 일반적인 추리 영화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영화는 인간의 정의, 복수, 슬픔, 그리고 용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명탐정 포와로조차 모든 진실을 드러내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에 대해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며, 관객 역시 함께 고민하게 됩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명작을 원작으로 삼은 이 영화는 클래식한 추리 구조와 현대적 감각의 연출, 그리고 깊은 감정선이 결합된 수작입니다. 정답이 하나가 아닌,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게 만드는 지적이고도 감성적인 추리극을 원한다면,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