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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울림이 공존하는 미스월드 1970의 무대 위와 밖에서의 혁명,영화 '미스비헤이비어'

by 미잉이 2025. 9. 3.

영화 '미스비헤이비어'1970년 런던에서 열린 미스월드 대회에서 실제로 벌어진 사건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입니다. 당시 미스월드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TV 방송 중 하나였고, 아름다움의 기준을 여성의 가치와 동일시하던 시대적 분위기를 대변했습니다. 그러나 여성해방운동이 막 활발히 전개되던 1970년대, 페미니스트 운동가들은 이 대회를 ‘여성을 상품화하는 행사’라고 규정하고 무대 위에서 전례 없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영화는 바로 이 사건을 중심으로, 사회적 흐름이 바뀌는 전환점의 순간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필드 감독(필리파 로소프)이 연출한 이 작품은 시대적 배경을 충실히 살리면서도 위트와 유머를 곁들여 무겁지 않게 풀어내고, 페미니즘 운동이 단지 구호가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나타난 역사적 사건을 재조명합니다. 케이라 나이틀리, 제시 버클리, 구구 바샤로, 키이라 나이틀리 등이 출연하며 다양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스크린 위에 펼쳐냅니다.

 

세계를 뒤흔든 미스월드 1970, 영화 '미스비헤이비어'의 줄거리

이야기는 케이라 나이틀리가 연기한 샐리 알렉산더라는 여성학자이자 페미니스트 운동가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녀는 지성과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 속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러 차별을 겪으며 분노를 쌓아갑니다. 같은 시기 조 베이트리(제시 버클리 분)는 보다 급진적인 방식을 선호하는 여성 운동가로, 샐리와는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목표는 동일합니다. 이들은 여성해방운동 단체(Women’s Liberation Movement)에서 만나 서로의 관점을 조율하며, 세상에 메시지를 전할 방법을 고민하게 됩니다.

한편, 런던에서는 전 세계의 미녀들이 모이는 미스월드 대회가 열릴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대회 진행자는 당시 최고의 코미디언 밥 호프였고,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는 온전히 무대 위 여성들의 몸과 외모에 집중되었습니다. 하지만 샐리와 조는 이 무대를 거대한 ‘여성 상품화의 축제’로 규정하고, 대회를 전 세계에 중계하는 생방송 현장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로 계획합니다.

대회 당일, 미스월드 무대는 화려한 조명과 관객의 환호로 가득 차 있었지만, 돌연 무대 위로 여성들이 난입하며 “우리는 상품이 아니다!”라는 외침과 함께 피켓을 흔들며 무대를 점령합니다. 이 돌발 사건은 생방송으로 중계되어 세계의 이목을 끌었고, 단순한 소동을 넘어 여성 운동의 역사적 장면으로 기록됩니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미스월드 대회의 결과 또한 예상을 깨뜨렸습니다. 당연히 백인 참가자가 우승할 것이라 여겨지던 상황에서, 최초의 흑인 우승자인 제니퍼 호스틴(구구 바샤로)이 왕관을 차지합니다. 이는 서구 사회에 만연한 인종차별의 벽을 허무는 또 다른 역사적 사건이 되었고, 페미니즘과 인종평등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온 상징적인 밤으로 남습니다.

무대 위와 밖에서 싸운 사람들, 영화 속 주요 등장인물

주인공 샐리 알렉산더(케이라 나이틀리)는 지성과 합리성을 중시하는 페미니스트로, 사회 구조적 불평등을 논리적으로 해결하고자 합니다. 그녀는 학자로서의 정체성과 사회운동가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결국 직접 행동에 나서며 변화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조 베이트리(제시 버클리)는 보다 열정적이고 급진적인 운동가로, 샐리와는 성격이 정반대지만 함께 행동하면서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그녀의 거침없는 태도는 여성해방운동의 에너지를 상징합니다.

제니퍼 호스틴(구구 바샤로)은 미스월드 최초의 흑인 우승자로, 그녀의 존재는 인종적 편견을 무너뜨리고 사회적 다양성을 알린 상징적 인물입니다. 제니퍼는 단순한 미인대회 참가자가 아니라, 흑인 여성으로서 사회의 벽을 허무는 또 다른 투사로 그려집니다.

대회의 진행자인 밥 호프(그렉 키니어)는 당대 인기 코미디언이었지만, 여성들을 희화화하는 농담으로 여성운동가들의 분노를 자극합니다. 그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을 대변하는 인물로, 새로운 시대의 목소리와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웃음과 울림이 공존하는 시대극

'미스비헤이비어'의 첫 번째 추천 포인트는 실화에 기반한 감동입니다. 미스월드 대회 항의 사건은 실제로 존재했던 역사적 사건이며, 영화는 이를 충실히 재현하면서도 극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관객들은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졌구나”라는 놀라움과 동시에 “이런 용기가 세상을 바꿨구나”라는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여성들의 연대와 다양성입니다. 샐리와 조처럼 운동 방식이 다른 사람들이 결국 같은 목표를 위해 힘을 합치는 과정은, 변화가 단일한 목소리가 아닌 다채로운 목소리들의 조합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또한 미스월드의 흑인 우승자인 제니퍼 호스틴의 존재는 단지 여성 해방뿐 아니라 인종 차별 철폐라는 또 다른 사회적 문제까지 포괄하며, 영화의 의미를 확장시킵니다.

세 번째는 현대적 공감대입니다. 영화 속 1970년의 여성 차별과 성 상품화 문제는 오늘날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관객들은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사회를 비추는 거울로서 이 영화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는 관객뿐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이들에게도 강한 울림을 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유머와 따뜻함도 주목할 만합니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곳곳에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장면과 인간적인 대화들이 배치되어, 관객들이 부담 없이 몰입할 수 있도록 균형을 잡았습니다.

 

 

'미스비헤이비어'는 단순히 한 번의 시위를 재현한 영화가 아닙니다. 이는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억압당하고 목소리를 무시당하던 시대에, 그 침묵을 깨고 무대 위에 올라선 용기 있는 행동의 기록입니다. 미스월드 대회라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벌어진 그 순간은 수많은 여성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사회 전반의 인식을 바꾸는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변화는 거대한 혁명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작은 저항과 용기 있는 행동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샐리와 조, 그리고 제니퍼가 보여준 용기는 결국 세상을 흔드는 역사의 일부가 되었으며, 그 정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따라서 '미스비헤이비어'는 단순한 시대극을 넘어, 오늘날에도 계속되는 성평등과 인권의 투쟁에 대한 영감과 희망을 주는 작품입니다.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안겨주며, 우리 각자가 어떤 방식으로든 세상을 바꾸는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의미 있는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