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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숨기려 한 형사와 벼랑 끝의 형사들의 숨 막히는 하루, 영화 '끝까지 간다'

by 미잉이 2025. 7. 8.

2014년 개봉한 영화 '끝까지 간다'는 예상치 못한 사고로부터 시작되는 경찰과 형사의 추격극을 그린 하드보일드 범죄 스릴러입니다.
감독은 김성훈, 주연은 이선균과 조진웅이 맡아 독보적인 연기 호흡을 자랑하며, 인간의 본성과 욕망, 절박함이 뒤섞인 ‘벼랑 끝’의 상황을 리얼하게 묘사합니다.

이 영화는 범죄, 블랙코미디, 스릴러 장르를 적절히 섞은 하이브리드 영화로,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으며, 단 하루 동안 벌어지는 숨 막히는 사건의 흐름을 실감 나게 구성했습니다.
정교한 이야기 구성과 더불어, 현실감 넘치는 사건 전개, 치밀한 인물 간의 심리전이 결합된 이 작품은 개봉 당시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죽음을 숨기려 한 형사, 하지만 누군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영화 '끝까지 간다'의 줄거리

영화는 비 오는 밤, 경찰서 형사 고건수(이선균)가 어머니의 장례식에 가는 길에 한 사람을 차로 치는 사건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는 그날 회사 감찰 조사를 받고 형사직을 위태롭게 잃을 상황에 처해 있었으며, 순간적인 공포와 혼란 속에 사고를 은폐하기로 결정합니다.

건수는 시신을 자신의 차 트렁크에 싣고 장례식장으로 향하고, 어머니의 관 속에 죽은 남자의 시신을 함께 숨기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것이 끝일 거라 생각했던 건수는 이내 이상한 전화 한 통을 받게 됩니다. 전화를 건 이는 박창민(조진웅)이라는 인물로, 그는 경찰청 소속 강력계 요원이며, 건수가 저지른 사고의 전 과정을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창민은 건수를 협박하며, 그에게 시신과 관련된 ‘무언가’를 요구하고, 건수는 점점 자신의 모든 행동이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문제는 그날 치인 남자가 단순한 행인이 아니라, 경찰 내부에서 수배 중이던 거대한 비리 사건의 핵심 인물이었다는 것입니다.

건수는 경찰 내부 비리와 검찰 수사, 장례식장의 상황, 경찰서의 동료들 속에서 진실을 감추기 위해 거짓을 거듭하고, 증거를 조작하며 살아남기 위한 악착같은 행동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상대인 창민 또한 만만치 않은 존재였습니다. 그는 사건의 본질을 알고 있으며, 자신이 그 시체를 확보해 더 큰 거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합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약점을 노리며 심리전을 벌이게 되고, 하나의 시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숨 막히는 추격과 협박, 도망과 반격의 게임이 전개됩니다.
영화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잔혹함과 코미디를 교차시키며, 점점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관객을 끝까지 긴장감 속으로 몰입시키는 구조를 완성합니다.

결국 건수는 상상을 초월하는 방식으로 창민의 협박을 벗어나고, 마지막에는 예상치 못한 반전과 ‘일말의 정의’가 실현되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합니다.

벼랑 끝의 형사들,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

고건수(이선균)는 경찰서 강력계 형사로, 사건 당일 아침에는 어머니의 장례를 치러야 했고, 오후에는 감사 조사로 인해 파면 위기에 몰려 있던 인물입니다.
그는 평소 원칙적인 형사로 보이지만, 순간적인 사고와 두려움 속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며 도덕성과 범죄 사이의 경계선을 넘게 됩니다.
영화는 그의 고뇌와 판단
, 생존 본능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관객이 그의 입장에서 갈등과 긴장을 함께 느끼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박창민(조진웅)은 경찰청 소속으로 건수보다 윗선의 권력을 가진 요원입니다.
그는 처음엔 정체를 감추고 등장하며, 건수의 모든 상황을 꿰뚫고 조종하려는 협박자이자 심리전의 고수로 등장합니다.
창민은 시체를 숨긴 건수보다 한 수 위의 위치에서 시작하지만, 점차 그의 정체와 욕망, 그리고 그 역시 지켜야 할 비밀과 거래가 있음을 드러내며 복합적인 캐릭터로 전개됩니다.

민경장(신정근), 조형사(정만식) 등 주변 인물들도 영화의 리얼리즘을 더욱 강화하는 조력자들로 등장하며, 경찰 조직 내부의 무력감과 타성, 권력의 이중성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장치로 활용됩니다.

스릴러와 블랙코미디의 절묘한 조화, 숨 막히는 하루의 서사

'끝까지 간다'의 가장 강력한 장점은 바로 하루 동안 벌어지는 사건을 극도로 압축하여 밀도 높은 서사를 완성했다는 점입니다.
영화는 시간 단위로 쪼개진 구성 속에 등장인물의 내면 심리, 물리적 위협, 조직 내부의 갈등을 리얼하게 끌어내며 단순한 범죄 스릴러에서 심리 드라마로까지 확장됩니다.

또한, 이 작품은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장르적 블랙코미디와 범죄 서사의 적절한 결합을 성공적으로 구현합니다.
죽음을 숨기기 위해 관 속에 시체를 숨기고, 경찰서 내부의 조직 비리를 파고들며, 실종 시체를 둘러싼 두 형사의 기묘한 추격전을 통해 지극히 현실적인 설정 속에서도 코믹한 상황이 자연스럽게 발생합니다.

연기도 이 영화의 큰 축입니다. 이선균은 기존의 깔끔하고 절제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는 형사의 불안감과 초조함, 악착같은 생존 본능을 현실적으로 묘사하며 관객의 감정을 끌어올립니다.
조진웅은 카리스마와 유머, 냉혹함이 공존하는 창민 캐릭터를 통해 단순한 악역이 아닌, 위협적인 존재로서의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입니다.

특히 마지막 반전은 관객에게 예상치 못한 쾌감을 선사하며, "정의란 결국 누가 끝까지 버티느냐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끝까지 간다'는 단지 시체를 숨긴 형사와 협박자 사이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이 작품은 인간이 얼마나 극단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 어디까지 몰릴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끝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집요하게 묘사합니다.
그 과정 속에서 법, 도덕, 정의, 인간성 같은 키워드를 블랙코미디의 문법으로 풀어내며 관객의 기대를 배신하고, 동시에 만족시키는 이중 구조의 스릴러로 완성되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우리는 되묻게 됩니다.
"
만약 나였다면, 어디까지 갔을까?"
이 질문을 머릿속에 남긴 채, '끝까지 간다'는 한국형 범죄 스릴러의 전형을 새롭게 제시한 수작으로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