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마트(Booksmart, 2021)'는 올리비아 와일드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으로, 현대 하이틴 영화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2000년대 이후 하이틴 장르가 가진 고정된 클리셰를 깨고, 여성 캐릭터 중심의 우정과 성장, 자유와 해방을 그리며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주연을 맡은 비니 펠드스타인과 케이틀린 디버는 두 주인공의 캐릭터를 진정성 있게 표현하며 청춘의 복잡한 감정을 유머와 따뜻함 속에 녹여냈습니다. 단순히 웃고 즐기는 파티 영화가 아니라, 사회와 학업에 몰두해 온 주인공들이 마지막 고교 생활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발견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평단과 관객의 큰 호평을 이끌어냈습니다.
마지막 밤의 대모험, 영화 '북스마트'의 줄거리
영화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두 모범생, 에이미와 몰리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이들은 공부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파티나 연애 같은 흔한 10대의 즐거움을 모두 희생하며 ‘좋은 대학에 가는 것’만이 최고의 성취라고 믿어왔습니다. 몰리는 학생회장이자 완벽주의자이고, 에이미는 착하고 사려 깊지만 소극적인 성격의 친구입니다. 두 사람은 함께하며 서로에게 가장 큰 힘이 되었고, 그동안 친구들 사이에서는 다소 고지식한 모범생으로 불렸습니다.
그러나 졸업 전날,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공부보다 파티를 즐기고, 자유롭게 고등학교 생활을 만끽하던 다른 학생들 역시 명문대에 진학하거나 성공적인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자신들이 잃어버린 것들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 두 주인공은 단 한 번이라도 ‘청춘다운 밤’을 즐기기로 결심합니다. 바로 졸업 전날 밤 열리는 파티에 가서 모든 것을 만회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파티에 가는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습니다. 두 사람은 엉뚱한 장소에 잘못 찾아가기도 하고, 친구들과의 오해를 풀기도 하며, 뜻밖의 사건사고에 휘말립니다. 그 과정에서 술과 음악, 사랑과 우정이 얽히며, 에이미와 몰리는 자신들의 진짜 욕망과 두려움, 그리고 서로에게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마주하게 됩니다. 결국 이들의 마지막 밤은 단순한 파티가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 우정을 확인하며 새로운 성장을 맞이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됩니다.
청춘의 얼굴들, 영화 속 주요 등장인물
몰리(비니 펠드스타인)는 완벽주의자이며 학교에서 가장 성실하고 목표 지향적인 학생으로 그려집니다. 그러나 자신이 모든 것을 계획대로 이뤄왔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친구들 역시 비슷한 성취를 이루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혼란을 겪습니다. 그녀는 자존심 강하고 고집스러운 면이 있지만, 내면에는 친구를 향한 진한 애정과 외로움이 공존합니다.
에이미(케이틀린 디버)는 몰리와 가장 가까운 친구로, 늘 남을 먼저 생각하고 신중하게 행동하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성정체성에 대해 솔직하며, 소극적인 성격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관계나 감정을 쉽게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밤의 모험을 통해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할 용기를 얻습니다.
이외에도 영화에는 개성 넘치는 친구들이 등장합니다. 자유분방하고 예측할 수 없는 기기는 끊임없는 유머와 활력으로 영화의 분위기를 살리며, 파티의 중심이 되는 닉은 몰리의 은근한 호감을 받는 인물로서 청춘의 사랑과 설렘을 대표합니다. 또한 에이미가 관심을 두고 있는 라이언은 그녀가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자극하는 존재입니다. 이들은 모두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주인공들의 성장 여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청춘의 얼굴들입니다.
세대를 관통하는 청춘의 공감
첫째, 이 영화는 하이틴 코미디의 기존 공식을 전복시킵니다. 남성 중심의 시선이 주도하던 장르에서 벗어나, 두 여성 주인공의 우정과 성장에 초점을 맞추며 신선한 감각을 보여줍니다.
둘째, 유머와 진지함의 균형이 뛰어납니다. 코믹한 상황과 재치 있는 대사는 관객을 웃게 하지만, 동시에 청춘의 불안과 정체성, 그리고 우정의 소중함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셋째, 현실적인 공감 요소가 돋보입니다. 대학 입시, 미래에 대한 불안, 사회적 인정에 대한 집착 등은 실제 청소년과 청년들이 겪는 고민을 그대로 반영하며, 세대를 뛰어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합니다.
넷째, 두 주인공의 연기는 영화의 핵심 매력입니다. 비니 펠드스타인과 케이틀린 디버는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한 감정을 동시에 표현하며, 서로의 케미를 완벽하게 살려냅니다.
다섯째, 영화의 메시지는 단순한 즐거움에 그치지 않습니다. ‘열심히 사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때로는 실패와 모험도 필요하다’라는 교훈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삶의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북스마트(2021)'는 단순히 파티를 향한 두 소녀의 모험담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진정한 우정과 용기를 확인하는 성장 영화입니다. 올리비아 와일드 감독은 섬세하면서도 대담한 연출을 통해 청춘의 빛과 그림자를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려내며, 하이틴 장르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이 영화는 청소년에게는 자신의 현재를 돌아보게 하고, 성인에게는 잊고 지낸 청춘의 열정과 설렘을 되살리게 합니다. 웃음과 눈물, 설렘과 후회가 뒤섞인 마지막 밤의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지나간 청춘을 떠올리게 만들며, 결국 우리 모두에게 “지금 이 순간을 진짜 나답게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따뜻한 유머, 현실적인 공감, 그리고 깊은 성찰을 동시에 담은 '북스마트'는 단순한 청춘 영화가 아니라, 세대를 아우르는 성장의 기록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