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니스(Newness, 2017)'는 소셜미디어와 데이팅 앱이 일상이 된 디지털 시대에 사랑과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로맨스 영화이지만 전통적인 '운명적 사랑'의 틀을 깨고, 현대인이 경험하는 연애의 시작과 변화, 그리고 위기를 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감독 드레이크 도리머스는 이전 작품 '라이크 크레이지'에서 보여준 감정의 리얼리즘을 한층 발전시켜, 이번 영화에서는 보다 직설적이고 성숙한 관계의 모습을 탐구합니다. 사랑이란 감정이 단순히 두 사람 사이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환경과 문화, 기술적 변화 속에서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를 보여주며, 관객에게는 현대적이고도 보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사랑의 형태는 변해도 본질은 남아있는가?"라는 질문이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데이팅 앱에서 시작된 사랑 그리고 실험, 영화 '뉴니스'의 줄거리
로스앤젤레스의 젊은 약사 마틴(니콜라스 홀트)과 물리치료사 가브리엘라(라야 코스타)는 데이팅 앱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됩니다. 가벼운 만남을 예상했지만, 첫 대화부터 서로의 솔직함과 감정 표현에 끌려 깊은 관계로 발전합니다. 함께 보내는 시간은 뜨겁고도 즐거웠으며, 서로에 대한 호기심과 새로운 경험이 관계를 빠르게 진전시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일상 속에서 반복되는 패턴과 익숙함이 찾아오고, '신선함'이라는 연애의 가장 매혹적인 요소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둘은 권태를 피하고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오픈 릴레이션십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연애 방식을 시도하기로 합니다.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허용함으로써 서로에 대한 소유욕과 자유를 동시에 유지하려는 실험이었지만, 이는 곧 예상치 못한 문제를 불러옵니다. 마틴은 다른 여성 루시(코트니 이튼)와 감정적으로 가까워지고, 가브리엘라는 전 남자친구 대니얼과 다시 교류하게 되면서 질투와 불안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자유'와 '신뢰', '욕망'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을 겪으며, 관계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결국 이들은 서로에게 솔직해지기 위해 모든 것을 털어놓고, 다시 한번 사랑의 의미를 재정의하려 노력합니다. 영화는 화려하거나 극적인 결말 대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진심과 성숙함이 무엇인지 조용히 이야기하며 끝을 맺습니다.
현대적 연애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인물들, 영화 속 주요 등장인물
마틴(니콜라스 홀트)은 약사로 안정된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감정적으로는 미성숙한 면이 있습니다. 데이팅 앱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왔고, 새로운 경험에 대한 호기심이 강합니다. 그러나 가브리엘라와의 관계를 통해 진정한 친밀감과 사랑이 무엇인지 깨달아가는 인물입니다.
가브리엘라(라야 코스타)는 물리치료사로, 독립적이고 솔직하며 자신의 욕망과 감정을 숨기지 않는 성격입니다. 마틴과의 만남을 통해 강렬한 사랑을 경험하지만, 동시에 자유로운 연애 방식에 대한 갈증도 느낍니다. 실험적인 관계를 시도하며 자신이 원하는 사랑의 형태를 찾아가지만, 결국 진정성을 중시하게 됩니다.
루시(코트니 이튼)는 마틴이 오픈 릴레이션십 중에 만나는 여성으로, 활발하고 매력적인 성격을 지녔습니다. 마틴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지만, 그의 내면 깊숙한 사랑을 채워주지는 못합니다.
대니얼(매튜 그레이 구블러)은 가브리엘라의 전 남자친구로, 그녀의 과거와 감정의 일부를 잘 이해하는 인물입니다. 마틴과의 관계에서 느끼지 못한 안정감과 친밀감을 제공하지만, 결국 가브리엘라의 마음을 온전히 차지하지는 못합니다.
사랑의 본질을 묻는 현대 연애 보고서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도 현실적인 연애 묘사에 있습니다. 데이팅 앱에서 시작된 만남이 빠르게 뜨거워지고, 그 감정이 권태로 이어지며, 새로운 방식의 관계를 실험하다가 결국 갈등을 맞이하는 흐름은 실제 현대 연애의 과정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합니다. 특히 오픈 릴레이션십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단순히 자극적인 설정이 아니라, 자유와 사랑, 욕망과 신뢰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성숙한 관계 탐구로 풀어낸 점이 돋보입니다. 니콜라스 홀트와 라야 코스타의 섬세한 연기는 이러한 복잡한 감정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며, 갈등과 침묵, 눈빛과 표정 속에 인물들의 속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냅니다. 여기에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 특유의 핸드헬드 카메라와 즉흥적인 대사 연출이 더해져, 관객이 마치 실제 연인의 대화를 엿듣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게 합니다. 무엇보다 온라인 데이팅과 소셜미디어를 일상처럼 사용하는 세대에게는 영화 속 상황과 대화가 낯설지 않아 높은 공감을 이끌어내며, 디지털 시대의 사랑을 진솔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특별한 가치를 지닙니다.
‘뉴니스’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연인들의 초상입니다. 사랑의 시작은 여전히 강렬하고 설레지만, 그 열정이 영원히 유지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합니다. 오픈 릴레이션십이라는 실험을 통해 영화는 자유와 소유, 욕망과 헌신이 어떻게 관계 속에서 부딪히는지를 보여줍니다. 결국 사랑의 본질은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진심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영화는 조용하지만 강한 울림을 남깁니다. 디지털 시대의 연애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 속 대사 한 줄 한 줄이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뉴니스’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현대 사랑의 복잡한 모습을 그린 거울 같은 작품입니다.